산업 중소기업

[中企 거인] 정호코리아 소장중 사장

김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07 10:11

수정 2014.11.07 13:25


정호코리아. 가방,의류를 전문 제조생산하는 전통제조 업체다.

대부분의 제조 업체는 무섭게 치고 들어오는 후발국, 특히 중국의 추격 때문에 사양산업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하지만 이 회사는 그럴만한 위기의식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미국과 유럽, 일본등 내로라하는 나라에서 디자인과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강남에 지상 10층짜리 사옥을 같고 있을 만큼 잘 나간다.

이같이 회사가 일궈지기까지는 소장중 사장(사진)의 남다른 노력이 숨어 있다.


제조업체들이 수출에 주력하던 70,80년대. 당시 청년이었던 그는 가방공장에 입사해 재봉질, 조립,재단, 포장 등 가방쟁이(?)가 갖춰야할 기술들을 모두 섭렵했다. 그의 나이 30세가 되던 88년. 그동안 배운 기술을 토대로 그는 가방공장을 차렸다.

“회사설립한 지 1년지 지날 무렵인 89년으로 기억됩니다.회사의 광고능력도 없고…. 호텔에 비치되는 잡지에 무작정 광고를 했지요. 힐튼호텔에서 전화가 왔어요. 스페인 자라 브랜드에서 캐쥬얼가방 900피스를 주문한 것이었어요.”

이까짓 쯤이야 하루 이틀이면 작업이 끝나는 물량이지만 그는 정성을 다해 열흘이 넘게 물건을 만들어 납품했다.

“바이어가 아주 만족하더군요”

자라는 이같은 그의 성실성을 인정, 지금도 연 500만달러어치를 거래하는 로열고객으로 자리잡았다.

이 회사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모두 퀵실버, 자라, 풀앤베어 등 세계 유명 브랜드로 수출되고 있다.

사실 이같은 시장기반은 지난 92년 다져졌다.

“임금이 올라 (국내에선) 도저히 못해 먹겠더라구요. 무작정 베트남으로 갔어요. 그때는 양국간 수교도 안이뤄졌을 때였지요”

그는 베트남 하이퐁에 공장을 세우고 유럽시장을 뚫고 나갔다.

“당시 가멘트, 러게지 등 값싼 여행용 가방에 주력했던 업체들은 지금 다 망했어요.설사 중국 등지에서 제조 생산하는 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죠.”

그는 가방도 패션의 일부분이 되고 있다는 것을 남보다 일찍 알아차렸다. 때문에 재래적인 가방제조기술을 갖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끝임없는 품질과 디자인 개발에 힘썼지요. 그리고 시장개척에도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패션의 본고장인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 모든 면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번 하반기부터 미국에 1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고 있다.내년에는 300만달러 이상을 미국에 수출하기로 계약이 돼있다.

소사장이 갖고 있는 최대 장점은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예측하는 혜안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99년 패션가방에서 여성 패션 의류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여성패션의류 ‘미니멈’을 출시한 것이다.

정호코리아는 올해 회사 전체 매출 270억원(예상)가운데 가방 부문에서 회사 전체매출의 58%를 차지한다. 나머지 매출은 패션의류가 차지하고 있다.

현재 경기침체로 의류 경쟁업체들은 부도 또는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시장진출 만 4년만에 롯데, 신세계, 현대등 전국 유명백화점에서 입점, 고급의류로 인정받고 있다.그는 전국 25개지역에 대형 의류 매장을 확보했다. 실제로 지난해말 백화점 구매자를 대상으로 미니멈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5위안에 드는 명품 브랜드로 자리 매김했다.

“중국의 베이징, 다롄등 고급 백화점에서 입점 제의를 받아 그곳에 6개의 매장이 오픈했지요. 내년까지 20곳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의류부문에서도 수출 길을 열게 된 것이다.

소 사장은 최근 정호코리아의 4대 사업 추진방향을 설정했다.
미주 지역의 마케팅을 강화해 3년내 1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다는 방침이 첫번째 방향이다. 일본시장을 확대하고 중국과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늘려나간다는 것이 두번째 방향이다.
이와함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에서 탈피, 자체 브랜드를 키워나간다는 것과 디자인 능력을 강화해 세계 최고를 지향하겠다는 것도 그가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방향이다.

/ dikim@fnnews.com 김두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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