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취업시장 ‘단비’] 전기·전자 14% 더 뽑아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09 10:11

수정 2014.11.07 13:21


꽁꽁 얼어붙었던 취업시장이 본격적인 채용시즌을 맞아 서서히 ‘해빙(解氷)’되고 있다.

특히 전기전자,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의 업종은 상반기 매출호조에 힘입어 채용규모가 증가하면서 하반기 채용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지난해 채용을 주도했던 유통과 식음료 업종은 내수침체 영향으로 채용이 급감할 것으로 조사돼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4·4분기 채용 본격 시동=극심한 경기침체로 상반기에 채용을 최대한 억제했던 기업들이 4·4분기 채용시즌을 맞아 구체적인 고용계획을 세우면서 얼어붙었던 취업시장에 다소 숨통이 트이고 있다.

최근 온라인 리크루팅업체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상장·등록사 381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4·4분기 채용 전망’에 따르면 전체의 52.5%인 200개 기업이 채용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채용계획이 없다고 밝힌 업체는 전체의 22.6%, 미정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4.9%를 각각 차지했다.


채용계획이 있는 200개 기업의 하반기 채용규모는 총 1만1957명으로 작년 하반기(1만1916명)에 비해 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신입직이 70.3%를 차지했다.

신입직 채용형태에 대해서는 공채를 실시하겠다는 기업이 55.0%, 수시채용과 공채 병행 기업이 39.5%를 각각 차지했고 수시채용만 하겠다는 기업은 5.5%에 그쳐 소규모 수시채용이 주류를 이뤘던 상반기에 비해 신입직 공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채용시기는 10월 32.5%, 11월 20.0%, 12월 14.0% 등으로 나타나 10월,11월에 채용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본격적인 채용시즌에 접어든데다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면서 채용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며 “기업들은 사업계획에 따른 인력운용계획 진행, 기업의 고용창출 의무 등을 채용 확대의 이유로 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삼성그룹은 각 계열사에 가급적 신규 채용 규모를 작년만큼 유지해 달라는 방침을 전달했으며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은 확정된 신규 투자계획을 앞당기는 방식을 통해 적극적으로 고용 창출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전기전자,자동차,조선은 채용 증가=올 하반기 채용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채용주도 업종의 변화로 그동안 채용시장을 주도했던 유통과식음료의 채용은 급감한 반면 전기전자,자동차, 조선철강의 채용은 증가하면서 하반기 채용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채용 규모가 큰 업종은 전기전자로 대우일렉트로닉스(100명) 등 19개사가 채용계획을 세웠으며 이들 기업의 채용규모는 4190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4.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좋은 실적을 거뒀던 자동차.조선.철강의 채용규모도 지난해에 비해 8%늘어난 1800명인 것으로 집계돼 채용문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채용 규모를 확정지은 주요 기업은 현대·기아차(800명), 르노삼성차(200명), 삼성중공업(120명), 포스코(200명) 등이다.

정보통신에서는 48개사중 64.6%인 31개사가 채용계획을 세웠고 이들 기업의 채용인원은 884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해 IT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줬다.

◇유통.식음료.금융업 채용 감소=지난해 활발하게 신규 점포를 내면서 채용을 대거 늘렸던 외식, 유통업체들은 올들어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채용규모를 대폭 줄이고 있다.

채용계획을 세운 외식업체 17개사의 채용규모는 800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50%나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아웃백스테이크가 지난해 400명에서 올해 200명으로 채용인원을 대폭 축소했으며 한국맥도날드와 KFC는 각각 100명씩 충원할 예정이다.

유통,무역업체도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등 큰 업체들이 채용계획을 아직 잡지 못한 가운데 채용규모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13.5% 줄어든 445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체들 역시 내수침체의 영향으로 신규투자를 줄이면서 신규채용도 지난해에 비해 39.2%나 감소한 709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업체들 역시 실적악화,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하반기 채용 운용을 보수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 50곳 중 채용계획이 있는 곳은 23곳뿐으로 이들 기업의 하반기 채용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12.3%나 감소한 66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건설과 석유화학은 각각 1.6%, 2.9% 증가하고 제약은 5.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