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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창녕 화왕산 산림욕장] 낙엽송… 억새… 가을내음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09 10:11

수정 2014.11.07 13:21


독한 태풍 ‘매미’뒤를 �v아 여름이 황급히 자취를 감추더니 어느새 나무가지 사이로 잎새가 떨어진다. 고독한 계절 가을, 내 한몸 넉넉히 감춰주는 억새밭을 찾아 ‘완전한 고독’에 젖어 휴식을 취해 보는 것은 어떨까.

경남 창녕 화왕산에 가면 사람키를 훌쩍 넘는 억새가 5만6000여평 평원에 은과 금을 뿌려놓은 듯 물결치고 있다.

창녕은 삼한시대의 불사국(不斯國)이 자리했던 곳으로 드넓은 우포늪과 관룡사를 비롯해 가야시대의 많은 유적, 유물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옛 역사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창녕읍 교동 고분군 앞에 위치하고 있는 ‘창녕박물관’을 들러보는 것도 좋다. 창녕읍내에는 또한 산성, 석묘(고인돌), 고분, 석빙고, 진흥왕척경비 등 가야와 신라시대의 많은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10리 억새밭’으로 유명한 화왕산은 가벼운 산행지로 적당하다.
온통 은빛으로 물들어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풀은 이맘때 최고의 장관을 선보인다. 특히 매년 10월이면 화왕산 갈대제가 열려 볼거리를 더하는데 올해는 태풍피해로 인해 지난 4일 산신제만 올렸다.

자하곡 산림욕장은 화왕산 정상을 향한 출발지이자 휴식처다.

창녕시내에서도 가깝고, 이곳에서 1시간 정도면 화왕산 정상에 오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거쳐 정상에 오른다. 가을이면 특히나 많은 이들이 찾아 산림욕장 곳곳에는 쉼터 및 휴식공간이 잘 마련돼 있다.

등산을 시작하기 전에 맨바닥에 누워 양팔을 벌리고 심호흡을 한번 해보자. 하늘과 땅, 나무가 뿜어내는 자연의 기가 온몸에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기암절벽 같은 바위들이 병풍처럼 주위를 둘러싸고 사방은 울창한 낙엽송으로 뒤덮혀 있다. 눈을 감고 조용히 귀기울여보면 나무들의 속삭임이 들리는 듯한 착각까지 든다.

산행코스는 오르락 내리락 재미나다. 정상을 오르면서 흘린 땀을 숲사이로 부는 바람에 식히거나,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입장료 1000원.

#찾아가는길=자하곡 산림욕장은 창녕읍 말흘리와 송현리 마을 일원의 화왕산군립공원 안에 위치한다. 45번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창녕 IC로 나와 창녕농협을 지나면 창녕여중 가까운 곳에 산림욕장으로 들어서는 입구가 나온다.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자동차로 10여분쯤 오르면 좁은 계곡에 있는 다리 하나를 만나게 된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자하곡 산림욕장’이란 표지가 눈에 들어온다.

◇ 감리산림욕장은 화왕산 중턱에 있는 자하곡산림욕장에 비해 아직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감리 산림욕장 역시 곳곳에 쉼터 공간이 잘 마련돼 있다. 하지만 사람의 발길이 잦은 곳이 아니어서 이곳에서 보이는 것은 오직 나무들과 하늘, 자연뿐이다. 지친 심신을 달래고 한적한 산책을 즐기며 혼자 조용히 쉬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감리계곡 주변에는 돌덩이를 들며 가재를 잡는 아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가재가 사는 맑은 청정수, 시원한 물 한모금은 훌륭한 보약이다.

등산을 좋아하는 이들은 감리 산림욕장에서부터 시작하여 화왕산과 관룡사가 있는 관룡산으로 등반할 수 있다.
산림욕장 안에는 숙박시설 및 매점과 같은 편의시설은 없으나 야영을 할 수 있으며 근처 산장과 감리마을 일원에서 민박이 가능하다.

#찾아가는길=창녕읍내에서 창녕박물관 앞을 지나 24번 지방도를 따라 밀양방면으로 달리면 고암면 감리마을까지 25분 정도 걸린다.
감리마을 초입을 들어서면 왼쪽에 감곡저수지가 있고, 양쪽에 산을 끼고 3분 정도 더 들어서면 감리산림욕장 표지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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