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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리모델링 손쉬운 새 건축공법

이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09 10:12

수정 2014.11.07 13:20


아파트 수명 연장과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현재 공동주택 건설에 적용되고 있는 ‘벽식구조공법’을 ‘복합구조공법’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벽식구조공법은 인건비 상승, 현장 숙련공 부족 등으로 주택수명이 짧고 리모델링에 용이하지 않아 경제성이 떨어지는 데다 재건축에 따른 폐해가 많기 때문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의 벽식구조공법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기존 라멘구조공법에 마감자재나 일부 벽체 등을 부품화·공업화한 소재를 활용한 복합구조공법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주택건설 방법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 대안으로 수명이 길고 리모델링 등 개·보수가 쉬운 복합구조공법이 타당하다는 게 업계의 일관된 주장이다.

◇왜 새 공법이 제기되나= 정부의 ‘9·5재건축시장 안정대책’으로 소형평형의무비율 60% 건설 의무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그동안 재건축을 추진해 온 아파트 단지들이 리모델링으로 선회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벽식구조인 아파트의 경우 구조상 공간 확대나 기능 보강 등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이 때문에 앞으로 신축주택에는 기존 ‘보-기둥’공법인 라멘구조에 자재부품화·공업화를 적용한 복합구조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특히 벽식구조는 수(手)가공이 많아 최근 인력난이 심화돼 주택건설산업의 경쟁력을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새로운 공법의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주택건축시 인건비 상승이 분양가 인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현장 숙련공의 부족 등으로 건축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건축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급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우림건설 강명규상무이사는 “현재의 주택건축은 수(手)작업이 많은 특성 때문에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어 많은 부분에서 공업화·부품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새로운 복합구조공법을 적용할 경우 장기적으로 경제성이 높아져 주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주택건설업체 구조설계 담당자들도 복합구조공법으로의 전환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며 일부 업체는 고급아파트 건축에 부분적으로 이 방식 적용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당장 제도적인 인센티브가 주어지지 않더라도 쾌적성과 가변성이 뛰어난 복합구조공법으로 품질차별화를 시도할 경우 수요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어떤 구조가 유리한가=지난 87년 이전 대부분의 공동주택은 ‘보-기둥’공법인 라멘구조를 적용했다. 라멘구조는 기둥과 보로 연결돼 층간 높이가 3m로 벽식구조보다 30㎝정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사각지대가 많고 자재소요량이 많아 벽식구조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이 때문에 지난 87년 이후 주택업계의 의견에 따라 벽식구조를 적용하고 있으나 벽식구조는 공간확장이 어렵고 층간소음이 많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즉 벽식구조는 10층 높이의 공동주택에서 1개층을 더 만들 수 있어 자재소요량이 적게 들고 많은 집을 지을 수 있어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현재는 건설환경에 변화함에 따라 이에 대한 전환이 새롭게 검토돼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의 윤영호박사는 “라멘구조는 리모델링시 공간을 확대하는데 유리하고 건축 수명이 100년 이상으로 오래간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에 따라 리모델링에 유리해 경제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 주택업계의 구조설계담당자들도 라멘구조와 공업화·부품화를 적용한 복합구조공법으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상태다.

지금까지는 벽식구조가 라멘구조보다는 건축비용이 적게 들었으나 인건비 상승, 건축기간의 장기화 등으로 향후 건설현장의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리모델링시 수평 및 수직으로 공간을 확대가 용이하고 수명이 긴 라멘구조에 부분적인 공업화를 적용한 시스템으로 전환함으로써 건설시장 변화에 대응해야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복합구조는 리모델링시 공간을 상하좌우로 확장하기 쉽고 각종 노후 설비 및 기능 등을 보강하기에 쉽다.

◇ 복합구조공법의 문제점 및 대책=벽식구조에서 복합구조 방식의 주택건축을 할 경우 건물 높이가 높아진다. 벽식구조 10층 규모를 복합구조로 할 경우 1개층 정도가 줄어 채산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게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의 분석이다. 따라서 이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높이제한이나 용적률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

성원건설 이건수이사는 “인력부족 및 주거 쾌적성, 건물 수명,리모델링 등을 고려할 때 복합구조공법이 필수적”이라며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벽식구조보다 건축비용이 더 들 수 있어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건축자재의 공업화 및 부품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한 규격화도 전제돼야 한다. 대한주택공사는 현재 경기 용인시 죽전지구내에 건설중인 국민임대주택에 복합구조공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민주택에 이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건설교통부도 최근 건설기술평가원을 통해 리모델링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용역중이어서 구조개선에 대한 법 정비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leegs@fnnews.com 이규성기자

◇ 용어 설명

라멘 구조 : 기둥과 보를 일체화하여 골조를 만들어 건물을 구성한 것.

벽식 구조 : 기둥 없이 벽과 바닥만으로 건물을 구성한 것.

복합 구조 : 서로 다른 구조형식이나 이질재료를 조합하여 건물을 구성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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