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딸 준원이 찾는 최용진 ‘미아찾기모임’ 회장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12 10:12

수정 2014.11.07 13:18


“이제는 ‘하루빨리’ 찾겠다는 조급함은 버리고 ‘언젠가는’ 꼭 찾겠다는 희망으로 삽니다. 이 희망을 버리는 날이 아마 제가 이 세상을 떠나는 날일 것입니다.”

본지 인터넷 홈페이지(www.fnnews.com) 독자광장에 3년 전 잃어버린 딸 준원이를 찾는 아버지 최용진씨(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모임 회장·42)의 가슴아픈 사연이 올랐다.

아이를 찾기 위해 생업도 포기하고 전국을 찾아 헤매고 있다는 최씨는 인터뷰 내내 쏟아지는 눈물을 참아내는 듯 한마디 한마디를 힘겹게 쥐어짜냈다.

준원이는 지난 2000년 4월4일 오후 4시30분경 서울 중랑구 망우동 염광아파트 놀이터에서 행방불명됐다.

햇수로 4돌반 밖에 안된 준원이는 학교에 보내달라고 졸라댔을 정도로 영특하고 자기표현이 분명한 아이였다.
나이가 어려 초등학교 대신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다닌지 한달 만에 사라진 준원이. 3년이 지난 지금, 최씨의 손 안에서 준원이가 그렇게도 졸라대며 보내달라던 초등학교 취학통지서가 눈물로 얼룩지고 있다.

최씨는 “아이를 잃은 부모는 생업을 포기하고 전국을 찾아헤매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며 괴로움을 잊으려 술에 의존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부부싸움이 잦아지고 결국 아이를 잃은 지 4∼5년만에 80%가 이혼을 하게 된다. 나 역시 전철을 밟고 있는 것 같아 괴롭다”며 고통을 참아내는 듯 이를 악물었다.

요즘 최씨는 준원이의 동생(5)과 언니(14)의 모습이 한해가 다르게 많이 변하는 것을 보고 실종 당시 준원이 사진만으로는 점점 찾기 힘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실제로 얼마 전 초등학교 4학년 때 잃어버린 아이를 7년만에 한 시설에서 찾은 부모가 있었는데 아이가 있던 시설은 부모가 4번도 넘게 찾아갔던 곳이었다고 한다.

17세 된 아이를 11세 때 사진으로 찾으려 했으니 쉽게 찾을 턱이 없었던 것이다.

최씨는 “시설에 있는 아이들과 실종어린이 부모들의 유전자(DNA) 검사만이 해결책이다.
또 전국에 미아를 보호하고 있는 인가·비인가 시설은 3000여곳으로 추청하는데 이곳의 아동들을 의무적으로 각 시·도·군·구청 사회복지과에 등록, 열람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소한 체격에 갸름한 얼굴을 한 준원이는 서울 중랑구 망우동 염광아파트 놀이터에서 실종됐으며, 당시 모자 달린 청색 재킷과 주황색 쫄바지를 입고 있었다.
어금니 8개에 모두 은색 도금을 했다고 한다.

/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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