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한치앞 모르는 부동산시장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12 10:13

수정 2014.11.07 13:16


이상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잡기 위한 정부의 특단의 대책 발표를 앞두고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시장이 태풍전야의 고요 속에 빠져 있다.

이달 초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강조한 이후 팔려는 사람은 물론, 사려는 사람들조차 자취를 감춘채 모두들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특히 최근 강남에 아파트를 샀던 사람들의 걱정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갈피를 못잡고 있다. 현지 중개업자들도 현재의 아파트가격을 ‘미친 집값’이라며 최근의 가격 급등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조차 향후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시장이 주식시장보다 더 불확실한 시장이 되고 있다.

이사철을 앞두거나 지하철 개통 등의 호재로 500만∼1000만원 정도가 오르던 것은 이제 먼 옛날 이야기가 됐다.

정부의 양도세 중과로 인한 ‘매도억제 정책(?)’으로 ‘안팔면 그만’이라는 집주인들의 배짱에 매물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때문에 매물 하나가 팔리면 시세는 월급쟁이의 연봉과 맞먹은 2000만∼3000만원정도가 뛰어버리곤 한다. 서민들이 강남에 집을 마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됐고 강남에 집을 가지고 있는 1가구 1주택자들도 좀더 넓은 집에 가기 위해선 수억원대의 돈이 필요하게 됐다.

정부가 특단의 대책으로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부동산시장을 바로잡아주기를 기대했던 국민들은 때아닌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을 묻겠다’는 발표로 충격에 휩쌓여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선 노대통령의 이번 발표가 향후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묻는 걱정스런 전화로 벌써부터 전화통이 불이 나고 있다고 한다.

강남구 개포동에서 만난 한 중개업자는 “이제는 부동산시장 못지 않게 국가의 장래까지도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된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걱정스러워했다.
정권 안정을 위한 승부수도 좋지만 정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는 여유가 아쉽다.

/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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