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롯데 ‘SSM’시장 장악땐 중소店·슈퍼 붕괴 우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13 10:13

수정 2014.11.07 13:16


‘유통 공룡’인 롯데의 세 불리기는 어디까지 갈까.

롯데 주력 계열인 롯데쇼핑이 한화유통의 한화마트 및 한화스토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롯데의 ‘유통업체 사들이기 행보’에 대해 또 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유통업계는 롯데가 한화의 체인사업부문을 성공적으로 인수할 경우, 당장 유통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그러나 롯데가 자본력과 유통 노하우를 앞세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유통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슈퍼슈퍼마켓(SSM)시장을 장악, 중소형할인점이나 슈퍼 등을 붕괴시키는 부작용을 우려했다.

◇롯데의 최근 인수 내용=롯데는 지난해 5월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인 ‘T.G.I 프라이데이스’를 인수했다. T.G.I 프라이데이스를 운영 중인 ㈜푸드스타의 최대 주주 홍콩계 투자회사 HSBC가 보유한 지분 75% 중 70%를 501억원에 매입했다. 롯데는 또 지난해 9월 동양그룹의 동양카드를 ‘1830억원±순자산가치 제공’을 조건으로 지분 100%를 사들였다.
롯데는 이를 계기로 롯데백화점과 롯데닷컴 등 기존 유통인프라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같은해 12월 ‘롯데카드㈜’를 출범시켰다. 롯데는 이어 지난해 인수한 옛 서울 명동의 한빛은행 본점 건물과 메트로미도파 건물을 ‘롯데타운’으로 새롭게 단장,미도파(영플라자)의 경우는 오는 11월경, 한빛은행(명품관)은 2004년 하반기 중에 오픈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면적 1만5000여 평에 미도파 3000여평과 한빛은행 4000여평 규모의 매장면적을 더할 수 있어 2만평이 훨씬 넘는 초대형매장을 갖추게 된다.

한편, 유통시장에서는 롯데가 2004년 5월부터 지분 이동이 가능한 후발 홈쇼핑업체 중 1개사를 인수하기 위해 작업 중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SSM사업 강화=롯데쇼핑은 한화마트 및 스토아를 인수한 뒤 SSM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5월부터 레몬사업본부(대표이사 조병무 전무)를 두고 현재 수도권에 SSM인 ‘롯데레몬’ 13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한화쪽에 대한 실사를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한 뒤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한화마트 및 스토아의 대부분을 롯데레몬으로 바꿔 SSM사업부문을 강화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시각=유통업계는 롯데가 한화의 체인사업부문을 인수하게 되면 기존 롯데마트와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단위 상권은 롯데마트가, 소규모 지역상권은 롯데레몬이 맡으면서 구매 및 관리의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롯데의 이같은 지속적 세 불리기로 인해 협력업체에 대한 지배력 강화, 세일 등 중요의사 결정 좌지우지 등으로 시장 독주가 지금보다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ymhwang@fnnews.com 황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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