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암재발 억제 부작용 미미 새약물전달기술 ‘각광’

조남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13 10:13

수정 2014.11.07 13:15


암 재발을 억제하고 항암제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전달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변영로 교수팀은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의 연구비 지원으로 “암 재발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고 암 발생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항암 효과를 나타내는 ‘표적형 항암전달제제’의 제품화를 추진중”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 약물은 몸 안에서 분해되는 생분해성 고분자를 이용한 미립자 안에 ‘레티노익산’이 분산돼 있는 형태로, 몸 안에서 한달 동안 서서히 흡수되도록 제조됐다.

레티노익산은 최근 암 재발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차세대 항함제로 주목받아 왔으나, 체내에서 급속한 대사가 일어나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점 등이 지적돼 약물을 서서히 전달하는 기술개발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연구진은 레티노익산의 급속한 체내 대사를 막기 위해 몸안에서 분해되는 생분해성 고분자를 사용해 레티노익산을 몸안에서 서서히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약물전달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변교수에 따르면 이같은 방법으로 레티노익산을 투여할 경우 급속한 대사과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는 동시에 한번만 복용해도 약물의 효과가 한달정도 지속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발한 방법으로 레티노익산을 쥐에 투여하는 실험을 한 결과, 암 재발이 현저히 억제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번 변교수의 연구결과는 최근들어 세계 유수의 제약사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신약개발의 한 갈래인 약물전달체계를 연구한 것이어서 세계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약물전달체계란 약물을 우리 몸안에서 원하는 부위에 원하는 시간과 양 만큼을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먹는 형태의 약물은 인간의 소화기계를 거치면서 약효가 퍼져 자주 먹어야 한다는 번거로움과 함께 복용을 잊을 경우 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물 분자만 통과가 가능한 반투막 캡슐에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세한 구멍을 레이저로 뚫는 등의 방법을 이용하면 시간의 제약을 덜 받는 약물을 만들 수 있어 최근 각국의 제약사는 가급적이면 한번 투여해 오래가는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번 투여해 약효를 오랫동안 지속되도록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몸안에 이같은 방식으로 제조한 약물이 들어오면 캡슐 안의 높은 농도 때문에 반투막을 통해 물 분자만 캡슐 안으로 밀려 들어오고 약물을 떠받치고 있던 고분자 물질이 서서히 팽창하면서 품고 있던 약물을 미세한 구멍으로 밀어낸다.
이 고분자 물질은 계속 팽창하면서 약물을 캡슐밖으로 내보내면서 약효를 지속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편 변교수는 이와 관련한 원천기술을 미국, 일본 및 한국에 특허출원했다.
또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 암저널(제17권)’을 비롯, 국제 유명학술지 10여편에 게재됐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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