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中企 거인] K2파워 조효상 사장

김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14 10:13

수정 2014.11.07 13:14


파워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 그는 더군다나 민첩성까지 갖췄다. K2파워 조효상 사장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대학시절 그는 등산반에서 산악활동도 열심히 했다. 지금은 싸이클에 심취, 환갑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일요일이면 하루 200km이상은 도로위를 질주한다.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 줄넘기도 자신있다.
줄넘기 1점프 2턴을 쉬지않고 3000번이나 해 기네스북에도 오른 인물이다.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그는 아무래도 일반인들하고는 다른 면이 있다.

그가 회사 이름을 굳이 ‘K2파워’로 지은 데는 사연이 있다. 에베레스트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K2봉에서 따왔다. 그의 꿈은 그곳에서 산악사이클을 타고 내달리는 것이다. 걷기조차 힘든 그 곳에서. 산세로 치면 단연 최고다. 반면 그 모양은 피라미드 형태를 하고 있어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또 피라미드의 뾰죽한 위 부분은 공격적인 경영을 의미를 나타낸다.

“힘에서 신뢰감과 경쟁력이 생기며, 이것이 기업의 실력이 되는 겁니다.”

그는 한마디 한마디의 말에서 파워가 넘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같은 취향은 일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는 회사 업무도 정열적으로 수행해 낸다.

그가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발디딘 곳은 대우중공업의 전신인 한국기계였다. 그 시절 국내 중공업은 황무지에 불과했다. 그는 그곳에서 기술을 갈고 닦았다. 그후 그의 능력을 높이 산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에게 눈도장(?)을 찍혀 대우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중공업 분야에서 스카우트 1호를 기록한 그였다.

이후 방위산업체에서 발칸포, 탱크 등을 직접 제작하기도 하고 항공기, 헬리콥터 등 국가 중요사업 등에 그가 참여하지 않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한번은 포항 앞바다에서 석유가 난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실제로 위로부터 특명을 받고 미국으로 곧장 건너가 석유시추선을 끌어오기 위한 물밑작업까지 벌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지난 95년부터 99년까지 대우중공업 부사장으로 역임하기도 했다. 그가 부사장으로 있을 때 대우그룹은 매우 불안했다. 그래서 그때의 아픈 경험을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사람을 자르는 구조조정만이 능사가 아니구나,가능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많은 재료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기업의 임무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마침내 직원 35명을 데리고 중공업의 알짜배기인 발전기부문을 분사시키기에 이른다. 이때가 1999년 11월1일. 그날 공교롭게도 정부가 대우사태에 대한 전말을 공개하던 날이었다.

“그 날은 참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하필 분사일에 모그룹이 패망하는 것 같아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그는 대우에서 분사한 것이 행운스런 선택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회사 설립 후 디젤용 발전기를 주력 생산했다. 이 발전기는 갑작스런 정전이나 전기가 없는 야외에서의 전기를 공급해주는 발전소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특히 최초로 선보인 디지털형 발전기는 국내외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대우 중공업의 핵심 기술인 발전기 분야의 노하우를 그대로 전수받은 것이 바탕이 됐다. 게다가 그만의 탄탄한 영업망을 갖고 있는 것도 사업성공의 요인이 됐다. 현재 그가 일으키고 있는 연간 매출은 550억원.

이쯤되면 제 아무리 대그룹 사장이라도 부럽지 않다. 중공업 분야에 있어서는 실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그는 어느 누구와 경쟁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지금 여기에 안주하지 않는다. 일보 발전을 위해 기술 개발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의 4.9%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정도다.

“이제는 디젤에서 가스발전기로 옮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미래형 환경친화적 발전기를 선보여 세계시장 공략이라는 엔진을 가동했다. 바뀌어 가는 소비자의 요구를 일찌감치 간파한 것이다.

가스발전기는 미국시장 등 환경에 관심이 높고 디젤가격보다 가스가격이 싼 나라에 수출 잠재력이 숨어 있다고 한다. 내수시장 역시 상당한 수요가 잠재있는 것도 그는 잘 알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충남 아산에 신공장을 준공, 또 한번의 새로운 도약기를 마련했다. 1만평에 이르는 대규모 공장을 통해 생산력을 강화하고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는 것’. K2파워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이끌고 있는 조사장이 당당히 밝히는 포부다.

/ dikim@fnnews.com 김두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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