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한항공-아시아나, 노선 특혜시비·CF 설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15 10:13

수정 2014.11.07 13:11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의 공중전이 중국에 이어 베트남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동안은 대한항공이 중국 노선 배분을 두고 아시아나항공에 ‘특혜’ 시비를 걸어왔다면 이번엔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이 방영중인 베트남 ‘하룽베이편’ CF를 보고 흥분하면서 양사간 ‘설전’(舌戰)이 격화되고 있다.

문제의 CF는 지난달부터 대한항공이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젊은 부부가 하룽베이에서 배를 타다가 관광을 즐기는 외국인 노부부를 보고 부모를 떠올리며 아쉬움에 젖는다는 내용. 하롱베이는 ‘바다의 계림(桂林)’으로 불릴만큼 절경이 돋보이는 지역이다. 이 CF를 보고 베트남을 가겠다는 여행객 문의가 늘어 대한항공은 톡톡한 광고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아시아나측의 심사는 편치 못하다. 지난 10일 인천-하노이 노선을 처음으로 개설한 아시아나로서는 대한항공 CF 탓에 ‘하노이 첫 취항’에 관심이 떨어진다는 생각에서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우리가 하노이에 취항한다고 하자 대한항공이 하룽베이를 CF로 내보내고 있다”며 “왜 하필이면 지금 그런 광고를 해야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측은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여행지별 시리즈 광고로 베트남편 방영은 이미 오래전에 결정된 일”이라며 “기껏 기반을 잘 닦아놓았더니 뒤늦게 들어오면서 그런 얘길 하느냐”고 맞받아쳤다.

중국노선을 두고도 여전히 시끄럽다.

중국은 베이징을 제외하고 모두 1개 지역 1 항공사로 취항을 규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항공사가 노선을 따낸다기 보다 항공사들은 정부를 거쳐 노선을 배정받았다. DJ정권 때 아시아나가 호남기업이어서 중국 노선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불만이 대한항공측에서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한항공측은 “중국만큼은 아시아나가 잡고있다”며 “대한항공의 여객선수가 하나 더 많다지만 알고보면 지방발이 수두룩하고 ‘알짜배기’ 노선은 모조리 아시아나 차지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측은 거꾸로 “괌 사고로 대한항공의 신뢰가 떨어졌을 때 신규 항로로 중국을 개척했을 뿐”이라며 “그런식으로 따지려면 유럽 노선을 떼어달라”고 반박했다.


이와관련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CF의 경우 예정된 시리즈 가운데 하나라곤 하지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며 “내년이나 내후년께 중국 전지역 복수항공제가 시행되면 두 항공사간 신경전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fairyqueen@fnnews.com 이경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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