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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 성장률 또 하향조정]경기 연말께 상승세 돌아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16 10:14

수정 2014.11.07 13:09



국책연국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6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대폭 낮춤에 따라 3%대 달성이라는 정부의 정책목표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1, 2차 추가경정예산을 동원해 3%대 초반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재정경제부는 낙관해왔지만 태풍 ‘매미’와 7, 8월의 자동차 노사분규 등 돌발악재가 이같은 정부의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KDI는 또 오는 12월께 경제가 상승국면으로 전환하겠지만 내년에도 4.8% 성장에 그쳐 본격적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마저도 낙관적 가정에 따른 전망치여서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쉽사리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기 오는 12월께 반등=지난 4월 올 성장률을 4.2%로 전망했던 KDI는 지난 7월 3.1%로 하향 조정하고 이번에 다시 2.6%로 낮춰잡았다.

3·4분기들어 급격한 경기 하강 국면은 조금 누그러졌지만 극심한 내수 위축에 따른 경기침체는 지속되고 있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조동철 KDI 거시경제팀장은 “올 상반기의 소비 급락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고 일부 소비관련 업종이 2·4분기의 극심한 침체에서 부분적으로 반등하는 등 우리 경제가 저점을 향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기저점은 8∼11월 어느 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2월께부터는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KDI는 그러나 경기가 단기적으로 호전될 가능성은 높지만 정치·사회적으로 불안한 데다 자본·노동력 등 요소시장의 유연성도 높지 않아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내년에도 본격 회복 어려워=기획예산처가 내년 실질성장률을 5.5%로 전망해 예산을 편성했지만 KDI는 성장률이 예산처의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4.8%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장률 4.8% 전망도 내년 세계경제 상황이 평균수준을 웃도는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인 데다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이어서 본격적인 회복이라기보다는 ‘경기가 올해처럼 어렵지는 않구나’하고 느끼는 수준이 될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내년 소비증가율은 4% 대 중반, 설비투자는 6% 안팎으로 예상됐고 건설투자 4%, 수출증가율은 13%로 전망됐다. 또 내년에는 내수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수입이 늘어 경상수지 흑자폭도 30억∼4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KDI는 예상했다.

◇정치·사회적 불안감 해소 절실=KDI는 “최근 기업의 설비투자 부진이 산업구조 변화 등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으나 정치·사회적 불안감이 증폭된데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불안요인들을 제거해야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일정과 관계없이 경제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KDI는 또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을 무관하다”고 전제하고 “통화당국의 물가상승률 상한선을 3.5%에서 예전 수준인 2.5%로 다시 낮출 것”을 권고, 사실상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통해 물가상승 기대가 억제돼 시중부동자금이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으로만 몰리는 왜곡현상이 해소되고 설비투자를 자극함으로써 청년층 실업문제도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KDI는 아울러 이번 경기침체가 내수침체라는 특성을 갖고 있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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