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2.6%의 낮은 성장률 의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17 10:14

수정 2014.11.07 13:08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 경제성장률 전망을 또다시 하향 조정했다. KDI는 당초 올 성장률전망치 4.2%를 3.1%로 하향 전망했고 이번에는 2.6%로 낮췄다. 그만큼 올해의 경기가 나빠지고 있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 소비자나 기업들은 KDI 전망치가 나오기 이전부터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죽했으면 중소 상공인들은 올해의 체감경기가 외환위기 때보다 나쁘다고 공공연히 말해 왔었겠는가.

올해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이렇게 악화되고 있는 원인은 소비와 기업투자가 부진한 탓이다. 민간소비는 올해 1% 정도 감소하고 설비투자도 1∼2% 정도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부진은 실업자가 많은데다 가계가 부채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불량자가 실질적으로 350만명을 넘어선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기업의 투자부진은 우리경제의 불안전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경제가 불안한 것은 북핵문제와 유가상승 등 외부적 요인도 있지만 노조의 강성투쟁과 출자총액 규제 등 여전한 기업규제, 그리고 성장과 분배정책간의 혼선 등 정부정책의 일관성 부족에 큰 원인이 있다.

내년에는 우리경제가 4.8% 성장으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니 다행이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점점 가시화되고 있으니 우리 경제도 좋아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정치와 사회불안이라는 점을 모두들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 경기가 단기적으로 호전될 가능성은 높지만 정치, 사회불안과 자본과 노동력 등 요소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KDI 진단에서 정부는 무엇이 가장 시급한 과제인지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최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이 A3에서 A2로 한국보다 한단계 높아졌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정부의 지도력이 국가신용등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지도력이 국제신인도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경제가 좋지 않은데 재신임정국으로 야기될 정치적 불안을 생각하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정치권이 서로 갈등과 대립만 하지 말고 조속히 합리적 해법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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