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박용성 상의 회장 또 ‘패자무구론’, “재신임땐 패지 승복해야”

이지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17 10:14

수정 2014.11.07 13:08


재계의 ‘쓴소리꾼’ 대한상의 박용성 회장(사진)이 노무현 대통령 재신임 정국과 관련해 또한번 거침없는 독설을 쏟아냈다.

박회장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코리안넷 활용 조인식’ 직후 기자와 만나 “기본적으로 정치경제 등 모든 부분에서 ‘바꿔야 한다’는 인식에 있어서는 노대통령과 이해점이 일치한다”면서 “더이상 논란의 여지를 만들지 말고 하루속히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회장은 “유럽이나 서양에서는 옛부터 ‘검투사’나 ‘건맨’들이 대결에서 졌을 경우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에게 승복하는 것이 오랜전통으로 자리잡았다”며 “한국사회에서 정치에서든 사회에서든 가장 아쉬운 부분이 바로 ‘패배후 곧바로 승복하는 것은 굴욕’이라는 일반적 인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신임되든 안되든 어느 한쪽은 깨끗이 승복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더이상 국민과 재계가 혼란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일명 ‘패자무구(敗者無口)’론을 통해 정치권을 꼬집었다.

특히 노대통령이 재추대될 경우 “내부 인사시스템의 변화를 비롯해 정치도 바꿔야 겠지만 악화된 민생회복을 위해서 기업경영의 환경이 최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무엇보다 기업인 전체가 마치 죄인처럼 비난을 받는 사회적 분위기의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박회장이 지난 2001년 말 기자간담회에서 제시한 ‘원숭이론’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는 2년 전 기자회견장에서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기업인은 나무에서 떨어지면 사람은커녕 원숭이도 못된다”며 기업인에게 불리한 정부정책과 사회적 분위기에 질타를 가했다.

/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