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공기업 구조조정 5년 성과] 노동생산성 ‘우수’·경영효율성 ‘낙제’

박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17 10:14

수정 2014.11.07 13:08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5년간 진행된 구조조정으로 공기업의 노동생산성과 자본생산성이 개선됐다.

그러나 노동·자본·원재료 등을 활용, 운용하는 경영효율성은 민간기업에 비해 턱없이 낮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17일 기획예산처가 한국생산성본부에 의뢰해 한국전력과 철도청 등 16개 공기업과 1777개 민간기업의 지난 5년간 구조조정 성과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공기업은 실질 부가가치액을 노동투입량으로 나눈 노동생산성이 97년부터 2002년까지 구조조정기간에 연평균 9.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이전인 93년에서 97년까지 노동생산성증가율(5.9%)을 4%포인트나 웃도는 것이다. 또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면서 노동생산성이 외환위기 전 5년간에 비해 69.1% 개선됐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에 1777개 민간기업의 평균 노동생산성은 7.7% 증가하는데 그쳐 외환위기 전 5년간 연평균 증가율(9.5%)에 비해 떨어졌다.


실질 부가가치액을 설비나 장치 등 자본투입량으로 나눈 자본생산성은 공기업이 구조조정기간에 연평균 3.37% 감소했으나 그 이전(-5.58%)에 비해 감소세가 둔화됐다. 민간기업은 구조조정기간에 자본생산성이 연평균 7.58% 감소, 그전 5년간(-0.64%)에 비해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민간기업에 비해 각종 설비와 장치의 장비율이 높아 자본생산성이 낮았던 공기업은 구조조정기간에 자산을 팔아 자본생산성 감소율이 낮아진 반면 민간기업은 구조조정이 더뎠기 때문이라고 예산처는 분석했다.

그러나 노동·자본 등 생산요소를 활용하는 경영시스템이 생산에 기여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공기업의 경우 구조조정 기간에 연평균 -1.46%를 기록, 그 이전의 -0.08%에 비해 크게 낮았다. 민간기업은 0.19%로 외환위기 전 1.09%보다는 낮았지만 여전히 공기업에 비해 증가율이 높았다.


예산처 관계자는 “공기업은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에 치중하느라 생산의 전과정을 조절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그만큼 경영의 효율성이 낮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한편, 공기업의 고객만족도(100점 만점)는 지난해 73으로 99년의 59에 비해 14포인트 상승했으며 지난해 국가 전체기업 평균인 66보다 7포인트 높았다.


예산처 장영철 재정개혁 1과장은 “공기업은 총요소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효율적인 설비투자, 업무프로세스 개선, 연구개발 집약도 향상 등 기술과 지식 중심의 성장을 이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john@fnnews.com 박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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