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취업경쟁률 사상최고 虛와 實]MBA출신등 몰려 경제불황심리 반영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0 10:15

수정 2014.11.07 13:04


위축된 경제상황이 채용시장에도 여과없이 반영되면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취업경쟁률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잡링크가 취업 경쟁률 조사를 실시한 지난 2001년도 상반기부터 올해 하반기까지의 경쟁률 추이를 보면 취업 경쟁률과 국내 경제 상황과의 상관관계가 그대로 나타난다. 실제로 2001년 상반기 56대 1이었던 취업 경쟁률은 2002년 하반기 75대 1까지 올라가다 2002년 하반기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서 65대 1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경쟁률은 계속 상승곡선을 타다가 2003년 하반기에 이르러 87대 1이라는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고학력 지원자 눈에 띄어= 지난 9일 그룹공채를 마감한 SKC의 경우 지원자의 20%가 석·박사 출신이었으며 토익 900점 이상 고득점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11일 공채를 마감한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도 3만명의 지원자 가운데 석박사 출신이 4000명으로 전체 지원자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금융권의 경우 고학력자의 지원이 특히 두드러졌다. 산업은행의 경우 공인회계사 135명, 미국공인회계사 150명, 금융위험관리사 45명, 국제공인재무분석사 2명, 토익 만점자도 12명에 이르러 눈길을 끌었다.

대우증권 역시 공인회계사 53명, 미국공인회계사 168명, 석사학위 소지자 982명, 해외유명대학 졸업자 49명이 몰렸고 국민투자신탁운용은 MBA출신이 전체 지원자의 5%를 차지했다.

◇경쟁률은 ‘경쟁률’일 뿐=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취업 경쟁률이 경제상황 악화를 반영할 뿐 실제 취업시에는 별 의미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하지만 단지 면접 경험을 원하거나 면접비만을 노리는 경우, 구직자들의 불안심리로 일단 넣고보자는 허수 지원자 등이 많다는 것이 인사담당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구직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간편하게 입사 지원을 할 수 있어 허수지원자가 많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구직자 박모씨(25)는 “서류전형에 통과하고 면접에 가보면 보통 결시율이 20%가량은 된다”며 “기업공채 면접이나 필기시험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결시자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기업 인사담당 관련자도 “면접에 안 올거면서 왜 입사지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구직자들이 여러 기업에 복수지원을 하기 때문에 실제 경쟁률은 겉으로 드러나는 공식적인 수치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 jsjin@fnnews.com 정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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