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보험 해외진출 ‘속빈강정’

천상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1 10:15

수정 2014.11.07 13:02


국내 손해·생명보험사의 해외진출이 미국 영국 중국 등 3개국에 60% 이상 편중돼 있는데다 점포 개설형태도 사무소가 대부분이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금융’을 전개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높다.

이에 따라 우리와 유사한 문화권을 갖고 있으면서 최근 신흥보험시장으로 급부상하는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비교우위’ 분야를 집중 육성해 시장 공략에 나설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보험업계 및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국내 7개 손보사와 3개 생보사 등 모두 10개 보험사가 영국 미국 일본 홍콩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8개지역에 총 51개 점포(법인, 지점, 사무소 모두 포함)를 개설해 영업중이다.

국가별 점포개설 현황을 보면 미국이 11개로 가장 많고 중국(10개),영국(9개)이 뒤를 이었다. 결국 국내 보험사들은 이들 3개 지역에 전체의 60%에 달하는 30개의 점포를 개설한 셈이다.

더욱이 국내 보험사들의 점포 개설형태도 사무소가 29개로 58%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현지법인(8개), 지점(7개), 투자법인(5개), 중개법인(2개) 순이었다.

보험협회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 역사는 오래됐지만 사무소 형태를 벗어난 합작법인 형태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이 마저도 제한적 업무추진으로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험전문가들은 국내 보험시장 포화, 금융산업 글로벌화, 금융 겸업화에 따른 무한경쟁 등을 감안할 때 서둘러 ‘비교우위’ 분야를 육성한 뒤 동남아 등 신흥보험시장 공략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철경 보험개발원 팀장은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비교우위 분야에 대한 육성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우위 분야에 대한 냉철한 평가, 선진화된 해외진출 전략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팀장은 나아가 진출지역에 대한 현지화 전략, 보험선진기법 도입, 정부 및 민간차원의 다양한 지원, 진출지역 정부와 우호관계 유지, 인재양성 프로그램 추진 등도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한편, 지난 8월말 현재 국내 보험시장에서는 11개 외국계 생보사와 10개 손보사가 성업중이며, 외국 생보사의 시장 점유율은 10%를 넘어선 상태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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