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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통신 ‘외자유치안’통과] LG, 통신사업 수정 불가피

유상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1 10:15

수정 2014.11.07 13:02


하나로통신이 21일 임시주총에서 뉴브리지측의 5억달러 규모 외자유치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단기 유동성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제2 도약기를 맞이하게 됐다.

하나로통신 윤창번 사장은 이날 주총이 끝난 직후 앞으로 두루넷, 온세통신 등 후발사업자 인수에 적극 나서는 한편 휴대인터넷 등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이 하나로통신 없이 통신사업을 어떻게 꾸려갈지도 관심거리다.

◇하나로통신 통신업계 핵심 축으로 부상=하나로통신은 신디케이트론까지 합쳐 1조35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 단기자금난을 일거에 해결하는 것은 물론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게 됐다.

이달말쯤 예정대로 5850억원(주당 3200원)의 증자가 이뤄져 외자 납입이 완료되면 부채비율도 기존 156%에서 110%대로 낮아져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된다. 지난 6월말 현재 부채는 1조7600억원이다.


이에 따라 하나로는 후발사업자 인수와 2.3㎓ 휴대인터넷 사업 등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에도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번 외자유치로 39.6%의 지분을 거머쥐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뉴브리지측은 하나로를 중심축으로 후발사업자들간의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뉴브리지는 막강한 자금력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해 업계 판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하나로통신은 법정관리 중인 두루넷과 온세통신 인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재 하나로와 데이콤이 인수전을 벌이고 있는 두루넷은 오는 24일까지 정리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하나로가 두루넷을 품에 안을 경우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이 40%에 육박해 절대강자인 KT를 위협하며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실질적인 2강 체제를 열게 된다.

차세대 통신시장의 핵심사업으로 꼽히는 휴대인터넷 부문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향후 과제=하나로통신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많다.

우선 국내 2위 유선사업자지만 아직도 시내전화 시장점유율은 5%를 넘지 못하고 있고 초고속인터넷사업도 300만명에 가까운 가입자를 확보했지만 KT에 맞서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이번 주총에서 고배를 마신 LG그룹의 계열사인 데이콤, 파워콤 등과의 협력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LG와 계속 협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사업을 놓고 조율해가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외국인 지분조절 문제도 뒤따른다. 현재 하나로의 외국인 지분은 11%대에 육박한다.

여기에 뉴브리지-AIG의 지분 39.6%를 합하면 외국인 지분한도인 49%를 넘어 규제를 받게 된다.

이에 따라 하나로통신측은 일정기간 뉴브리지의 투자금을 국내 금융기관에 위탁했다가 외국지분의 비율이 49%로 떨어지면 하나로통신의 통장으로 입금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G 통신사업 어떻게 되나=LG는 그룹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여 추진한 하나로통신 인수가 좌절됨에 따라 통신사업 전반에 걸친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LG그룹은 그동안 진행해온 통신사업 전략을 재정비해 유무선 통합서비스, 방송·통신의 융합서비스 등 새로운 ‘종합정보통신사업’에 중점을 두고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일단은 통신사업 철수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서 있지 않은 것으로 관측돼 통신사업 재검토를 둘러싸고 앞으로 상당기간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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