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CEO포럼이 제시한 경제처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2 10:15

수정 2014.11.07 13:01


경쟁 상대국들은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한국경제는 현 상태에 매몰되거나 추락할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세계경영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1회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한국인 CEO 공동포럼’에 참석한 매킨지의 도미닉 바튼 아시아·태평양지역 담당 사장은 따라서 한국은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말보다는 어떻게 실천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처럼 신랄한 진단을 내린 그는 한국의 경쟁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일곱가지 처방으로 노사관계의 현대화, 자본시장의 개혁, 서비스분야 규제완화, 현재 10개 정도인 세계적인 기업을 25개로 확대 육성, 교육시스템 개혁, 정부역할 재정비, 국민인식의 세계화 등 7개 분야의 개혁을 제시했다. 이 모든 것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여러 사람이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 온 것이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떻게 실천할지’를 고민하지 않았을 뿐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한국경제의 경쟁력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근본적인 배경으로 정부·기업·소비자·노동계 등 4대 경제주체의 기업활동에 대한 신뢰 부족을 꼽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경제주체 모두가 책임의식을 느낌과 동시에 의식개혁이 필요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정부 부문의 과도한 규제, 수시로 바뀌는 (정책) 비전과 유연성 부족만이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니다. 한국 기업이 인도네시아 기업보다 저평가되고 있는 것은 한국 CEO의 책임이라는 지적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만약 주주중시 경영을 했다면 현재 700대에 머물고 있는 한국 종합주가지수가 1600대가 되었을 것이라는 외국 은행 서울지점장의 분석은 자본시장 개혁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진단과 처방은 어떻게 해야 ‘외국자본이 앞다투어 들어오고 싶은 나라’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선의의 ‘종합적인 충고’다.
또 경제 회생책으로 지금까지 내외에서 제시한 것 이상의 처방은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개혁과 개방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정부는 이를 효율적으로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을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
그것만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희망을 주는 길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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