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연내 예비인가 추진

막강한 금융네트워크와 선진금융기법으로 무장한 세계적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투신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22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신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재 금융감독원에 예비인가를 받고 있는 피델리티에 이어 메릴린치, 씨티은행, 골드만삭스, 인베스코, 쟈딘플래밍 등 5개사도 늦어도 내년초까지 국내 투신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 금융그룹인 메릴린치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통합시행과 라이벌 관계인 피델리티의 한국 진출선언에 자극받아 최근 구체적인 검토작업에 착수, 빠르면 연내에 예비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은행도 간접투자상품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투신사 설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자산운용업법 시행에 맞춰 투신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 인베스코, 쟈딘플레밍 등도 국내투신시장에 대한 현지조사를 끝내고 본사차원의 검토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내년 국내투신시장은 외국계 투신사와 국내 투신사간의 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메릴린치 한국투신사무소 양승락 소장은 “메릴린치가 국내 시장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에 맞추어 현재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과 시행령에 반영될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진출 시기와 방법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메릴린치 그룹은 2년 전부터 국내 투신시장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오고 있었고 내년부터 새로운 법률하에 투신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과 진출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내 투신시장에 이미 진출한 외국계 투신사와 국내외합작투신사, 국내 토종투신사 등이 시장선점을 위한 다양한 영업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여 내년이 국내 투신시장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별다른 색깔이 없는 국내 토종운용사들은 영업환경의 변화와 은행, 보험사 등의 자산운용시장 진출,그리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해외 유수 운용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는 않을지 불안에 떨고 있다.

한편,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국내 투신사들의 매각작업도 외국계 금융기관의 활발한 진출로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 [e-mail] 김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