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해외 금융기관 국내진출 러시] 특색없는 중소투신 구조조정 빨라질듯

김태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2 10:15

수정 2014.11.07 13:00


세계적인 해외 금융기관들의 한국시장 진출 러시로 인해 내년에는 자산운용시장이 새로이 시행되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과 맞물려 국내 토종운용사와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이미 진출해 있는 외국계 투신사와 국내외 합작투신사, 국내 토종투신사 등이 현재 포화 상태를 맞고 있는 자산운용시장을 잠식하기 위한 다양한 영업전략이 펼쳐질 것으로 보여 투신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신업계 구조조정 가속화=푸르덴셜에 매각될 것으로 보이는 현투증권과 제일투자증권, 그리고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한투와 대투증권 등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이같은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잇단 진출 소식은 구조조정의 속도를 한층 빨라지게 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투신업계는 벌써부터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시장잠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서 운용사 설립 요건을 대폭 축소한데다 각종 상품 규제도 완화해놓고 있어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진출이 빨라지고 있다“며 “별 색깔과 경쟁력이 없는 국내 토종 운용사들의 경우 아무런 준비가 안돼 있어 내년에는 외국계 투신사들의 시장잠식 비율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22일 현재 외국계 투신사의 총 수탁고는 16조4178억원으로 전체 투신사 수탁고 163조원중 10%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이러한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국내 투신시장 진출 러시는 그만큼 국내 투신시장이 글로벌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며 투자대상의 확대와 시장참가자들의 전문성 제고 등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영업하기에 점차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사실도 무시못할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메릴린치 국내 시장 진출은 다르다=세계적 금융그룹인 메릴린치의 국내 투신시장 진출은 여러모로 기존 외국계 투신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게 투신업계의 중론이다.

기존 외국계 투신사들이 운용측면에 집중하고 있다면 메릴린치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판매력과 운용력을 패키지로 국내 투신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예비인가를 받고 있는 피델리티가 운용업무의 특화로 향후 퇴직연금 시장을 노린다면 메릴린치는 종합판매력과 운용력을 합해 자산관리산업을 잠식할 공산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투신사 관계자는 “메릴린치는 세계 최고의 종합자산관리 회사로 경쟁력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메릴린치는 이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투신시장 뿐만 아니라 자산관리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원스톱금융서비스를 내세워 국내 자산운용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현재 증권사들이 준비하고 있는 일임형랩어카운트상품을 처음 만든 곳이 메릴린치이기 때문에 일임형랩의 원조격인 메릴린치가 국내 투신시장 진출후 역점을 둘 부문으로 꼽히고 있다.


투신사 관계자는 “메릴린치의 자산운용은 파이낸셜플래너(FP)를 통해 거액고객의 자산을 관리하고 운용하는데 독보적인 존재”라며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씨티은행처럼 거액고객과 해외에 투자하는 기관들 위주로 시장에서 차별화하는 형식과 방법으로 영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씨티은행도 지난해 팔았던 3000억원 규모의 지수연동형예금보장상품의 만기가 다가옴에 따라 이를 재유치하기 위해 국내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씨티은행측은 이같은 소문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며 부인했다.

/ ktitk@fnnews.com 김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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