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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화제-디지털 시대의 간부진화론] 21세기 중간간부의 모델 제시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3 10:15

수정 2014.11.07 12:59


■디지털 시대의 간부진화론(가재산·박경록 지음/한언)

입사한 지 17년차인 김부장은 요즘 컴퓨터와 담배연기 속에 묻혀 산다. 처음 부장 자리에 진급했을 때만 해도 그는 누구보다 자신감과 열정에 가득차 있었지만, 지금 그의 하루하루는 온통 가시방석 같다.

십수년 동안 쌓은 업무 노하우가 빵빵한 이론을 앞세운 젊은 상사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컴퓨터 좀 모른다고 옛날 사람이니 변화의 시대에 역행하는 인물이니 하며 자신을 무시하는 N세대 부하직원들이 괘씸하기만 하다. 그러나 그는 ‘괘씸한 그들’과 당당히 맞설 힘이 없는 자신에 더 짜증이 나고 답답하기만 하다.

비단 이 이야기가 김부장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IMF이후 샐러리맨들 사이에 유행하기 시작한 사오정(45세가 되면 정리의 대상)과 오륙도(56세 정년까지 근무하면 도둑)라는 자조섞인 신조어도 오늘을 살아가는 40, 50대 간부들의 쓰디 쓴 현실을 반영한다.


그런데 간부들의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지만, 정작 기업에서는 유능한 중간간부가 없다고 난리들이다. 현재 간부들의 모습이 기업의 이상향과는 너무나도 먼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재산씨와 박경록씨가 공동으로 저술한 ‘디지털 시대의 간부진화론’은 과거 간부모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간부모델을 새롭게 모색한 책이다.

저자들은 “디지털 시대의 중간간부는 더 이상 최고경영자와 현장을 연결하기만 하는 단순한 파이프라인으로만 존재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경고한다. 다시 말해 연공서열과 직급에 안주하며, 자기 개발 없이 자리보전만을 위해 노력하는 간부는 기업 경영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으므로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21세기형 간부모델’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뛰어난 현실 감각과 혜안으로 기업의 미래를 제시하는 프론티어, 발빠른 움직임으로 경영진과 하부 직원들의 능률을 높이는 어시스턴트, 상하간의 커뮤니케이션과 성과를 촉진하는 기업의 허리,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가 디지털시대의 간부다.”

세상은 변했고 또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할 것이다.
이제 과거의 간부상은 과감히 버려라. 그래야 살아남는다.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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