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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기획 부동산 제테크] 부동산투자신탁·리츠 다시 뜬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3 10:15

수정 2014.11.07 12:59


최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007’이 직장인 839명을 대상으로 ‘퇴직금을 어디에 사용할 계획인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61.3%가 ‘부동산’을 꼽았다. ‘부동산 불패 신화’ 인식을 대변한 결과다.

다음이 ‘창업 및 자기사업’으로 23.5%였고 3위는 ‘은행이나 투신권 등의 금융상품’으로 11.4%를 차지했다.

다들 여웃돈의 은행 예치는 손해라고들 한다. 이달들어 은행권 예금금리가 4%를 밑돌아 이자소득세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9일 종합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둔 부동산 시장은 마치 폭풍 전야와 같다.


‘토지공개념’이나 ‘주택거래허가제도’가 거론되고 있어 부동산 투자도 마냥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근과 같은 높은 수익을 보장해 줄 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문제는 부동자금을 어느 쪽에서 소화해줄 것이냐인데 이제 부동산 투자가 실물보다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으로 부동자금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은 은행권의 부동산투자신탁 상품과 리츠로 양분되며 안정성에서는 부동산투자신탁이, 수익성에서는 리츠가 한 순 위로 꼽힌다.

◇부동산투자신탁, 예금금리 2.5배 수익=지난 20일부터 산업은행이 판매에 들어갔던 ‘산은 부동산 투자신탁 13차’는 24일까지 판매될 예정이었으나 출시 첫날 펀드설정액 495억원을 넘어선 500억원을 마감해 판매가 이미 끝났다. 산업은행은 이 펀드를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 분양된 ‘대우 푸르지오’와 서울 용산구 원효로 영풍산업 아파트, 현대건설이 대구 신천동에 짓는 주상복합 등에 투자키로 하고 3개월 만기 상품에는 배당률 5.8%를, 6개월 만기에는 6.1%를, 14개월 만기에는 6.7%, 18개월 만기에는 7.0% 배당률을 제시했다.

이달들어 설정된 은행권 예금금리가 3.94%였던 것을 감안하면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이 예금금리의 2배에 육박한다.

산업은행은 오는 12월에도 1500억원 규모의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을 추가로 판매할 계획이다.

2000년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을 가장 먼저 선보였던 국민은행은 지난 14일 35?^36호 부동산신탁상품을 출시해 35호는 100억, 36호는 180억을 끌어모았다. 35호는 연 6.5%를, 36호는 연 8%의 배당률을 제시했다.

우리은행은 올해만 8개 펀드로 총 540억원을 마감했는데 지난 17일 모집한 펀드 약 80억원은 일산 대화동 월드 메르디앙에 투자하게 된다. 투자자들은 11개월 만기시 연 7.7%를 배당 받는다.

하나은행은 올들어 4개 펀드, 총 600억원을 모집해 배당 수익률을 만기에 따라 5.6∼7.10%로 제시했다.

이들 모두 1년 이상 예치시 은행권 예금금리보다 2배 가량 높지만 상품 공급이 적고 출시 계획이 정기적이거나 일정치 않아 일반인들이 기회를 부여받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23일 금융감독원과 각 은행에 따르면 주요은행의 부동산투자상품 총액은 펀드설정액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00년이 1740억원, 2001년 6038억원, 2002년 1조307억원, 2003년8월말 현재 3332억원이었으며 올해 예상되는 펀드설정액은 8127억원 가량이다. 사업별 투자 종목에는 주상복합이 전체 45%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다음이 오피스텔로 37%, 아파트가 13%, 상가가 5%를 차지했다.

2002년 잠시 급증했던 부동산투자상품 공급이 증가세를 잇지 못했던 것은 은행등이 투자상품 출시를 줄여 자사 수익 늘이기에 급급했던 탓이다.

◇일반 부동산 대상 리츠공급 시급=교보생명은 지난 5월 리얼티코리아 리츠에 투자자를 모집, 오는 12월 첫배당에 나선다. 5년 평균 11.57% 배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보생명과 메리츠증권이 주관한 ‘교보메리츠 1호’는 지난 2001년 12월 공모해 지금까지 세차례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률은 6개월마다 한번씩 이뤄졌는데 각각 연 9.62%와 7.52%에 이어 지난달에는 연 6%가 배당했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리츠 회사는 6곳이다. 교보메리츠, 리얼티 1호, 유러스, 코크렙 1·2·3호 등으로 기업 구조조정 부동산만 전문으로 하고 있다. 연 평균 6∼8%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으나 일반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리츠는 없어 고수익 상품 출시는 없는 상태다.


일반 리츠는 법인세 감면 등 세금 혜택이 없고 자본금을 최소 500억원으로 규정하고 있어 일반 리츠회사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교보생명 부동산투자팀 박재성 과장은 “연말까지 1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며 5년내 5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부동산값 상승세가 이어져 투자 물건을 구하기가 쉽지 않고 일반인들에게 생소하다는 점이 리츠시장 활성화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 bomb@fnnews.com 박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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