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 ‘부실채 떨기’시동

천상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3 10:16

수정 2014.11.07 12:59


경기침체 장기화로 가계 및 기업대출 연체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 부실채권 털어내기에 나선다. 부실채권을 유동화할 경우 대출 연체율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매각대금으로 받은 현금을 대출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27일께 부동산 담보대출 가운데 6개월 이상 연체로 인해 고정이하 부실채권으로 분류된 자산중 7500억원을 기초로 ABS를 발행하기로 했다.국민은행이 부실채권담보부 ABS를 발행하는 것은 지난해 1월15일 5661억원 발행 후 처음이다.

발행대상 여신은 일부 중소기업 여신을 제외하고 대부분 부동산 담보대출로 연체율이 0.52%포인트가량 낮아지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국민은행은 기대했다.국민은행의 6월 말 현재 부동산담보대출 연체율은 2.89%로 같은 기간 전체가계대출 연체율 2.66%에 비해 0.23%포인트 높다.
특히 3·4분기에도 경기침체가 지속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국민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 연체율은 3%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오르고 있어 유동화 과정에서 부실채권 가격을 유리하게 받을 수 있고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면 유동화 채권의 회수율이 높아져 그만큼 은행에 이익으로 환입되는 금액이 늘 것”이라며 “부실채권 규모를 낮추는 효과에다 추후 이익까지도 노릴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오는 12월께 2000억∼2500억원 규모의 주택 등 담보 부실채권을 대상으로 ABS를 발행할 예정이며 농협도 비슷한 시기에 대규모 ABS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3일 3000억원의 담보 및 무담보 채권을 대상으로 ABS를 발행한데 이어 오는 12월께 3500억원 이상의 부실채권에 대해 ABS를 발행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0.8% 정도의 연체율 감축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다른 은행들도 4·4분기중 부실채권을 대거 털어낸다는 방침 아래 ABS 발행과 직접 매각, 상각 후 매각 등의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 phillis@fnnews.com 천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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