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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 조직개편 ‘뒷말 시끌’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3 10:16

수정 2014.11.07 12:58


지난 22일 전격 단행된 KTF의 대규모 조직개편 및 인사를 놓고 말들이 많다.

통상적인 연초 조직개편이 두달여 앞당겨 이뤄진 데다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이 뉴브리지-AIG 컨소시엄으로 넘어가면서 통신시장이 SK텔레콤과 KT 2강 구도로 정리되는 시점에서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개편됐기 때문이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F의 이번 조직개편 및 인사가 010번호통합 등 급격한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키 위한 승부수라는 긍정적 분석과 본사 상층부 기능을 확대?^재편하면서 ‘머리는 커지고 손발은 짧아졌다’는 부정적 평가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

먼저 번호이동성 및 010번호제 도입은 KTF 경영진을 극도로 긴장시켜 조직개편을 앞당길 만큼 중차대한 이슈임에 분명하다. 이통 3사간 순차적 도입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반면 KTF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게 대다수 전문가의 분석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LG그룹이 하나로통신 경영권 확보에 실패한 이후 사실상 통신시장이 SK텔레콤과 KT간 2강으로 재편되면서 SK텔레콤으로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KTF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


KT 고위관계자는 “KTF 남중수 사장이 취임 이후 치밀한 조직분석을 해온게 사실”이라며 “이번 조직개편은 현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 시장에 대응키 어려운 것은 물론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굿타임 서비스실 설치와 연구개발원 신설이라는 것. 두 조직은 각각 번호이동성과 3G서비스를 전담할 부서다.

그러나 고객중심 경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조직개편이라는 평가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략기획부문, 경영지원부문, 재무관리부문, 대외협력부문, 정보시스템부문 등 무려 5개 부문이 늘어났고 6개 팀이 증가한 것은 상층부 조직의 비대화를 가져와 조직의 움직임을 둔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조직개편 이전에도 이미 지나치게 팀이 많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6개 팀이 증가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KTF 내부에서도 본사조직의 윗부분은 ‘전문화’라는 명분아래 잘게 썰어 세분화시킨 반면 지방본부를 비롯한 아래부분에서는 마케팅과 네트워크로 묶어내는 단순화로 인해 오히려 현장역량을 약화시켰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KTF 관계자는 “상층부를 세분화시킨 것은 상무보 이상의 낙마를 최소화하면서 개편과 안정을 동시에 잡으려는 포석”이라며 “결과적으로 위는 커지고 아래는 작아지는 비정상적인 인사가 됐다”고 인정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새로운 시장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봐주면 좋겠다”며 “앞으로 두달여간의 조직 재정비기간을 거쳐 보완 차원의 후속 개편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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