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안티 다단계 판매 사이트’ 급증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6 10:16

수정 2014.11.07 12:56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를 견냥한 ‘안티 사이트’(Anti-Site)가 속속 등장하면서 각 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안티 사이트의 경우 회사 내부문제를 적나라하게 공개하는가 하면 고소?^고발까지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의 경우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는가 하면 회사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체들은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지만 안티 사이트를 매일 모니터링하는 등 이들의 쓴소리에 긴장하고 있다.

◇안티 사이트 활동=현재 인터넷상에 개설된 대표적인 다단계 안티 사이트는 ‘안티피라미드운동부’(www.antipyramid.org)로 포럼을 개최하고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활동이 두드러진다.

이 사이트는 다단계에 한때 몸담았던 사람이 주도하고 있으며 다단계 판매업체에서 회원들을 무차별적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막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다음카페(cafe.daum.net) 등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한국암웨이, 하이리빙, 앨트웰, 허벌라이프, 다이너스티 등 주요 업체 피해자들의 동호회가 수십여개 꾸려져 운영되고 있다.

이들 사이트의 경우 다단계 판매 피해자들이 자신들이 겪은 다단계 판매의 실상을 알려 더이상 다른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업계 실태를 일반인에게 알리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일부 사이트는 서로의 피해경험을 나누는 것은 물론 배너달기, 항의메일을 보내고 공동으로 고소?^고발하는 등의 적극적인 실력행사에도 나서고 있다.

◇업체 대응도 제각각=안티 사이트에 올라오는 글은 해당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업체로서는 안티 사이트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업체들은 겉으론 태연한 척 하지만 이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웅진코웨이개발은 최근 안티 사이트인 ‘안티 웅진’이 자사 이미지를 훼손한다며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에 이 사이트에 대한 폐쇄 가처분 신청을 했다. 그러나 법원은 “다른 피해자들을 막기 위해 실상을 고발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없다”며 이 회사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또 암웨이, 앨트웰, 허벌라이프 등 주요 업체들은 사이트에 올라온 글들이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를 담아내기보다는 비난을 위한 비난이 주류를 이룬다며 ‘안티 사이트 무용론’을 제기하는 한편 매일 모니터링하는 등 이들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제품에 하자가 있다는 글이 올라오면 즉각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티 사이트는 역기능도 있지만 순기능도 없지 않다”며 “이들이 주장하는 것 중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것들에 대해서는 즉각 조치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안티 사이트에는 과장·왜곡된 글들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며 “피해를 알리는 것도 좋지만 업체의 명예가 훼손당하는 것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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