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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계획안 법원제출 두루넷 쟁탈 시동] 하나로-LG ‘제2통신戰’

유상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6 10:16

수정 2014.11.07 12:55


두루넷이 지난 25일 경영정상화를 위한 정리계획안을 제출하면서 통신업계 구조조정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그간 업계 최대난제로 꼽히던 하나로통신 문제가 뉴브리지측의 외자유치로 일단락됐고 이젠 법정관리중인 두루넷이 통신시장 재편의 핵으로 떠오른 상태다.

특히 하나로통신 경영권을 놓고 한바탕 일전을 치른 하나로통신과 LG그룹이 사업확장을 위해 두루넷을 반드시 잡겠다는 방침이어서 또 한차례의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한발 물러서 있던 KT가 인수전에 뛰어들지도 관심거리다.

◇두루넷 매각작업 재시동=두루넷은 25일 부채상환, 구조조정 등 회사정상화 계획을 담은 정리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지난 8월 제3자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이 유찰된 뒤 2개월 만이다.


우선 두루넷측은 채권단 회의를 소집해 심의를 거친 뒤 법원의 인가를 기다리게 된다. 법원 인가가 떨어지면 일정기간의 회사정상화 절차를 밟고 곧 바로 인수합병(M&A)을 위한 재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문제는 재입찰 시점이다. 최대한 빨리 매각한다는 방침이지만 채권단 협의과정이 길어질 경우 법정관리 개시 1년 안에 인가토록 돼 있는 규정에 따라 법원 인가시점이 내년 3월말까지 미뤄질 수 있다. 또 그만큼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해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법원에서 정리계획안을 검토하는데 최소 한달 이상이 소요된다”면서 “검토시기가 연말로 접어들고 관련업체 사정을 감안할 때 내년 초에나 매각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정상화를 위해서는 하루빨리 매각해야 한다는 판단이 선 만큼 향후 일정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나로-LG 다시 맞대결=하나로통신은 외자유치에 성공한 여세를 몰아 두루넷도 거머쥐겠다는 방침이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KT에 맞서기 위해서는 두루넷이 보유한 129만명의 가입자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

특히 최근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외자유치를 성사시켜 유동성 위기를 말끔히 털어내고 탄탄한 자금력을 확보함에 따라 인수전의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며 자신하는 분위기다.

LG 계열사인 데이콤도 두루넷 인수에는 실패하지 않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LG측은 하나로 경영권 장악에 실패한 뒤 “그동안의 통신사업 전략을 재정비해 유무선 통합서비스 등 새로운 종합정보통신사업에 중점을 둬 적극 대응해 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두루넷은 데이콤이 인수한 파워콤 라인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크다는 게 LG측 판단이다.

◇KT 두루넷 인수 나설까=KT는 “현재는 인수계획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로가 외자유치에 성공, 유선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한 마당에 이를 그냥 두고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KT는 하나로가 두루넷을 인수해 SK텔레콤과 연대할 경우 통신시장의 절대강자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는 판단아래 두루넷에 대한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두루넷 처리 방향이 향후 통신시장 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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