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경영권 방어책 개선시급”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7 10:17

수정 2014.11.07 12:54


SK와 현대엘리베이터 등 국내 우량 기업주식에 대한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로 경영권 방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재계는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방어제도가 외국기업에 비해 오히려 불리하다며 역차별을 시정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상의(회장 박용성)는 27일 ‘경영권방어제도의 역차별 현황과 정책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구미 선진국에서는 적대적 M&A에 대해 다양한 방어수단을 인정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오히려 최소한의 방어행위마저 규제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본연의 경쟁력 제고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영권 방어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의는 선진국에서는 M&A 방어수단들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으나 우리 기업들은 ▲적대적 M&A 위협에 대응한 신주발행 금지 ▲출자총액한도를 초과한 계열사 지분 2000억원어치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 ▲계열금융기관의 의결권 행사 전면제한 검토 ▲계열금융기관의 그룹분리 추진 ▲총수일가의 지분율 공개 ▲계열사 지분이 많은 기업에 대한 출자총액규제 추진 등 방어행위조차 엄격히 제한하는 정부정책으로 인한 역차별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상의는 이같은 역차별 해소를 위해 ▲신주발행금지제도 등 적대적 M&A 관련규제들만이라도 우선 폐지하고 ▲총수일가의 지분율 공개 등 적대적 M&A를 부추기는 정책 철회 ▲10년 이상 주식을 장기보유한 주주에 대해서는 2배의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는 등의 차등의결권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현재 외국인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삼성그룹의 53.3%를 비롯해 10대 그룹 전체의 43.3%를 차지하고 있는 등 120개 상장사에 대해 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는 지난해말에 비해 56.3%나 늘어난 것으로 삼성전자·현대차 등은 총수일가의 지분율보다 외국인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더 높다”고 경고했다.


이경상 상의 기업정책팀장은 “외국인들이 이처럼 알짜배기 회사들을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SK와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외국인 주식매집건 같은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기업들이 외국인에 의한 그린메일(경영권이 취약한 대주주에게 비싼 값으로 보유주식을 되파는 일)이나 적대적 M&A에 대항할 수 있도록 관련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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