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SDI “사양사업인데…”희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7 10:17

수정 2014.11.07 12:54


‘사양사업도 하기 나름.’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액정표시장치(LCD) 등에 밀려 사양산업으로 지목받고 있는 브라운관(CRT)의 시장에서 삼성SDI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SDI는 이달 브라운관(CRT) 월 판매량이 600만대를 돌파, 최대 61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27일 밝혔다.600만대 돌파는 이 회사가 지난 70년부터 브라운관 사업을 시작한 이후 사상 최고 기록이다. 브라운관의 3?^4분기 매출실적도 전체 절반이 넘은9930억원에 달한 가운데 영업이익률도 15%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반해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구조조정 비용으로 수천억원을 투입했지만 여전히 LG전자 실적악화의 주요원인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4분기 2300만달러의 적자를 낸 뒤 3·4분기에는 가까스로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아직 실제 영업이익률은 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과 함께 시장에 대한 전망도 대조적이다.

LG전자 최고재무담당자(CFO)인 권영수 부사장은 최근 실적발표회에서 “LCD 비중이 전체 모니터 시장 중 45%를 육박할 만큼 불어나 급속히 시장을 잠식하는 동시에 가격까지 떨어지면서 더블펀치를 맞고 있는 셈”이라며 비관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임원감원 및 조직통합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감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실적호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SDI는 “컬러 브라운관 TV 성장세가 차츰 둔화될 것은 확실하지만 잠재수요가 2007년까지 1억6000만대에 달하며 가격경쟁력이 탁월해 시장이 크게 잠식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LG측의 주장과 대조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0년부터 일찍 시장흐름을 읽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볼록브라운관은 해외로 이전하는 한편, 평면 및 대형브라운관으로 생산라인을 전격 전환하는 등 원가경쟁력을 미리 개선한 삼성SDI측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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