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고 건강한 삶 ‘웰빙’] “자연에 가까운 제품 만드는 것이 포인트”

이성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8 10:17

수정 2014.11.07 12:53


‘웰빙’(Well-being)이 세계적인 생활코드로 떠오르면서 국내에서도 그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기 대신 생선을, 일반 야채보다 유기농 야채를 선호하며 화학조미료와 탄산음료를 멀리 하는 한편, 요가 등 정신 수련을 겸한 운동을 통해 심신의 안정과 건강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등장하고 있다. 이 처럼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의식주까지 확산되면서 ‘웰빙족’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본지는 웰빙이 최근 들어 소비자들에게 부각되는 이유와 향후 식품업계의 변화, 제품 개발,방향에 대해 업계 담당자들과 방담을 가졌다. 해태제과 원설빈 브랜드 메니저, 대상 박소희 마케팅 팀원, CJ 김민진 브랜드 메니저, 풀무원 이미경 마케팅팀 차장이 참석했으며 크게 3가지 주제로 나눠 진행했다.(편집자 주)

- 웰빙이 차세대 제품군으로 뜨고 있다.
그 이유는

▲풀무원 이미경 차장(이하 이)=웰빙에 대한 관심이 자리잡게 된 배경은 사회환경 자체가 ‘속도화’에 중심을 두고 진행된 일련의 과정에서 오는 문제점들 가운데 삶의 본질에 대해 자각으로 일어난 자연스런 결과라고 생각한다.심각한 환경오염, 각종 성인병 등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이 바로 우리 개개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로 찾아와 인간과 환경에 대한 여러가지의 방향성이 제시 될 것이다. 웰빙이라는 문화코드는 의식주를 기본으로 우리 생활전반에 단순히 지나가는 유행을 한번 섭취해 보자는 소극적 개념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전반적인 생활양식으로 받아들여 질 것이다.

▲CJ 김민진 메니저(이하 김)=고도의 산업화 사회로 생겨난 물질만능에 대한 회의와 사회적 성공으로 이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시점으로 변화고 있다.어느 듯 자신의 건강과 자식들을 생각하는 풍조가 서서히 자리잡게 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새로운 사조가 뜨게된다.

▲대상 박소희 팀원(이하 박)=외적인 성장 문화에 이어 삶의 질에 대한 문제가 화두로 자리매김하며서 물질적 가치나 명예를 얻기 위해 달려가는 삶보다는 신체와 정신이 건강한 삶을 행복의 척도로 삼게 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라이프 스타일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환경, 문화 등에 이어 ‘건강’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그들에 맞춘 제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자신의 삶의 인생관을 가진 이들은 도심의 공해와 현대인의 바쁜 생활로부터 벗어나 몸의 평화를 추구하고 패스트푸드보다는 유기농 야채와 곡식으로 만들어진 신선한 건강식을 섭취하기 위해 가격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게 됐다.

▲해태제과 원설빈 메니저(이하 원)=이제 생존과 부를 축적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대는 지났다. 단지 먹고 살기 위한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을 중시하는 시대다. 바쁜 일상으로 부터 벗어나 문화행사와 가족이나 연인과 레포츠를 즐기거나 여행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을 겨냥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유기농 식음료 제품에 맞춰 여행, 요가, 발마사지 용품 등 다양한 상품군과 관련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이러한 제품들은 일반제품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고 비용이 많이 수반되지만 ‘잘 먹고 건강 하게 살자’를 중시하는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끌고있다.

◇각 업체들의 웰빙 제품 개발과 마케팅 과정에서 가장 주안점은

▲김=최근 들어 쌀생면을 개발하면서 기존 제품에 대한 소비자 조사 결과 기존 밀가루면과 유탕면에 대한 잠재불만과 함께 새로운 타입의 별미식사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이것은 소비자들이 단순히 맛있는 것에서 탈피해 기본적으로 건강을 추구하면서도 맛있고 편리한 제품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건강과 맛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

▲원=다양한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움이 많았다. 고향물만두를 만들기까지 몇백번의 실험을 거치면서 맛과 기능 모두를 만족시키는데 주력했다.

▲박=마케팅 과정상 가장 중요한 점은 겉 모습이 아닌 내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데 있다.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심신의 안정과 균형, 편안함 등 내적인 건강 밸런스를 잡아 외적 아름다움까지 추구하기를 원하고있다. 특히 식품을 구입하는 주부들은 막연한 ‘Warranty 기능’의 대기업 제품이나 가격의 요인에 의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내 아이를 위한 건강하고 자연 친화적인 제품을 원한다. 이에 따라 단순 건강 소구뿐 아니라 좀더 합리적인 ‘Reason why’를 통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이=그동안 식품에 있어서 건강지향성을 지닌 제품들은 ‘몸에 좋은 것은 입에 쓰다.’라는 등식이 성립되어 왔다.그러나 이젠 건강에서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인간이 먹는 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쾌감과 시각적인 면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자연의 맛을 조작하는 화학적 첨가물을 일절 배제하고 ‘되도록 덜 가공한’ 자연에 가까운 제품이 만드는 것이 홍보마케팅의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미래 웨빙사업이 나아갈 방향은

▲원=웰빙족은 상품구매를 통해 개인적 가치를 실현하는 구매력이 있는 젊은 중산층이라 할수 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도 이러한 계층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유기농 두부, 간장, 야채, 이유식 등 많은 식품군에서 매출 신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소득수준과 라이프 스타일이 서로 달라 다수의 욕구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식품업계 전체의 흐름은 건강지향적 방향으로 흐르고 있지만 이러한 제품들은 틈새시장 내지는 소수계층을 위한 시장으로 계속 유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성장과 맞물려 웰빙 상품은 더욱 발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웰빙의 가장 바탕에 있는 의식은 ‘잘먹고 잘살고 싶다’는 바람이다. 앞으로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아우르는 동시에 삶의 방식으로 자리잡으리라 예상한다.특히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며 비단 식품뿐만 아니라 의류, 신발, 전자제품 등에 이르기 까지 사회 전반적으로 확대 될 것이다.향후 시장성장에 따라 유기농식품과 일반식품의 가격차이가 축소되며 백화점, 대형할인점 등의 적극적인 판매확대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또 원스톱 쇼핑업체의 경쟁심화로 전문유통점의 성장이 예상된다.

▲박=대량 생산을 통한 마켓 수요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다양한 개인들의 욕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들이 존재해 선택의 제한에 따른 행복의 제한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 웰빙을 추구하는 이들의 바램이다. 앞으로 외적인 삶과 내적인 삶을 조화롭게 통합하는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산업의 발달에 따라 이제껏 간과해온 인간과 자연의 회귀 본능을 살려 환경 친화적인 제품이 더욱 많이 출시 될 것이다.

▲김=웰빙 마져도 외적 과시의 수단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안타까운 일 일 것이다. 이상적인 웰빙은 자기 내면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가꾸고 그자체로 만족하는 삶이라 말 할 수 있다.최근 가공식품의 최대의 화두는 아이러니 하게도 ‘최대한 가공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각광 받던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들이 이제는 건강의 적으로까지 취급 받는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 최대한 가공하지 않은 제품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
CJ 에서도 방부제, 보존료 등을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원물감을 살린 제품 개발을 위해 포뮬러 개발 뿐만 아니라 저온제품에 맞는 패키지 개발, 유통라인 구축 등에 힘쓰고 있다.

/ shower@fnnews.com 이성재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