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방카슈랑스 실적 ‘뻥튀기’

임대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8 10:17

수정 2014.11.07 12:52


은행들이 방카슈랑스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실적을 ‘뻥튀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방카슈랑스 영업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보험료를 보장 개월수로 나눈 월 평균 납입보험료로 계산하지 않고 일시납으로 계산해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10월에 계약기간이 1년인 1억2000만원짜리 보험상품에 가입했다고 하면 그 은행의 10월달 방카슈랑스 실적은 1억2000만원을 보장 개월 수(12개월)로 나눈 1000만원이 된다. 그러나 은행들은 실적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기 위해 그냥 1억2000만원으로 발표를 해 오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생명보험사들은 금융감독원에 실적을 보고할 때 월납기준으로 보고를 하고 있으며 은행들도 올 12월 결산보고시 월납으로 방카슈랑스 실적을 보고해야만 한다. 그러나 은행들은 자기 은행이 방카슈랑스 시행 초기 시장을 선점했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이처럼 실적을 과대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몇몇 은행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일시납금액을 월납으로 환산하는 전산시스템조차 갖추지 못한 형편이다.

금융당국이 영업실적을 월납기준으로 보고토록 한 것은 은행이 한 보험회사의 상품 비중을 50% 이상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실제 월납기준으로 방카슈랑스 실적을 계산하면 은행들의 영업실적이 뒤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경우 일시납을 포함한 실적은 1628억원이었지만 지난 2개월간의 월납실적으로 계산하면 6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의 경우도 1434억5000만원으로 일시납 기준 3위지만 월납으로 계산하면 16억5000만원으로 6위로 뚝 떨어진다.

반면 외환은행의 경우 거치식(530억7300만)으로나 총액(568억8000만)으로는 각각 5위를 기록했지만 월납으로는 38억원으로 2위로 올라서게 되고 기업은행도 8위에서 4위, 조흥은행은 6위에서 3위로 실적이 뒤바뀐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초기 시장을 선점하려고 과다경쟁하다 보니 일시납 위주로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실제 은행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고 장기적 고객 및 수수료 확보를 위해서라도 월납형태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 scoopkoh@fnnews.com 고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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