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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소니 합작사 설립 의미·배경] 세계시장 흐름 주도권 장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8 10:17

수정 2014.11.07 12:52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사의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합작사 설립은 양국의 대표적 전자업체간 협력이라는 상징적 의미 이외에도 세계 LCD 업계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LG전자가 지난 99년 9월 필립스와 합작사를 설립한 이후 삼성전자는 LCD부문에서 1위를 빼앗기며 계속 수세에 몰렸지만 소니와의 합작을 통해 LG필립스LCD를 제치고 정상 탈환에 성공할 수 있으리란 관측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우선 이번 합작사 설립은 소니의 자본을 끌어들임으로써 엄청난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7세대 LCD 라인 사업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30일 충남 아산시 탕정읍에서 기공식을 갖는 7세대 LCD 라인에 들어가는 비용은 2조5000억원에서 많게는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니측은 이중 절반의 자금을 출자할 예정이다.

LCD 생산시설이 없는 소니로서는 계속해서 규모가 커져 갈 LCD TV 시장에서 보다 안정적 공급자를 확보, 시장지배력을 지속하겠다는 전략이 서로 맞아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삼성과 소니의 협력은 세계 LCD 업계의 표준을 놓고 벌이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간 보이지 않는 경쟁도 한몫하고 있다.
유리기판 1개에서 37인치 LCD를 6개씩 뽑아낼 수 있는 6세대 LCD에 투자키로 한 LG필립스LCD나 일본의 샤프전자와 달리 6세대를 건너뛰고 7세대에 투자를 결정한 삼성으로서는 7세대를 차세대 LCD 규격으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시장에 많이 팔아야 하고 이런 점에서 세계적 기업인 소니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삼성전자는 소니와의 협력사 설립을 통해 기존 노트북에 이어 TV용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시장에서도 40% 이상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노리는 동시에 7세대 LCD로의 표준규격 설정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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