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난치성 질환 치료 길 열려…제대혈 성인도 적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9 10:17

수정 2014.11.07 12:51


성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제대혈(탯줄혈액) 줄기세포 이식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가톨릭의대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 오일환 교수팀은 그동안 소아에게만 이식해 온 제대혈 줄기세포를 성인에게도 이식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 미국에 특허출원했다고 29일 밝혔다.

과학기술부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혈액질환 분야 권위저널인 ‘블러드(Blood)’지 30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된다.

자신의 탯줄을 보관했다가 백혈병이나 암치료 등에 쓰이는 제대혈이식기술은 다른 사람의 골수를 채취하는 고통이 없어 선진국에서 골수이식 대신 널리 사용해 왔으나 1개의 탯줄혈액에 들어있는 세포수가 적어 지금까지는 30kg 이하의 소아들에게만 사용돼 왔다.

이때문에 미국 미네소타 대학 등 세계 각국은 조직적합성을 맞춘 2개의 서로 다른 탯줄혈액을 혼합해 이식하는 임상실험을 거듭해 왔으나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었다.

이는 두개 이상의 탯줄혈액을 동시에 이식하면 서로 면역학적 경쟁을 벌여 둘 중 하나만 골수에 생착되기 때문으로 오교수팀은 이같은 사실을 면역저하 동물에 골수를 이식하는 실험(정량적 유전자 분석)을 통해 처음으로 규명해 냈다.


또 미리 배양된 ‘중간엽줄기세포’를 탯줄혈액과 함께 이식하면 면역학적 경쟁이 중단되고 2개의 탯줄혈액이 모두 살아나 성인에게도 탯줄조혈줄기세포를 이식하는 효과가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오 교수는 “탯줄혈액을 성인의 골수이식 치료에 활발히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성인 백혈병 등 혈액암과 난치성 질환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임상실험을 신청할 계획이다.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

● 용어 설명

- 제대혈 : 아기가 출생할 때 태반과 아기를 연결하는 탯줄에서 얻어지는 혈액으로 조혈모 세포를 함유하고 있음.

- 골수세포 : 뼈속의 골수에서 발견되는 성체줄기세포로 혈액 및 임파구를 생산할 수 있는 조혈모세포를 비롯하여 중간엽 줄기세포 등 여러종류의 줄기세포를 가지고 있음.

-중간엽줄기세포 : 골수에서 발견되는 또 다른 줄기세포로 배양이 용이하며, 대량증식이 가능하며 뼈?^연골?^근육?^신경 등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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