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피플일반

[fn 이사람] 한상천 야쿠르트 아줌마

노종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9 10:17

수정 2014.11.07 12:51


“애들 교육비 때문에 시작했는데 재산, 건강은 물론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얻었습니다.”

지난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트리움에서 열린 ‘제33회 야쿠르트대회’에서 동료 28명과 함께 25년 공로상을 수상한 ‘야쿠르트 아줌마’ 한상천씨(59)는 “야쿠르트는 곧 재산, 건강, 사랑”이라고 말했다.

서울 장위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씨는 “야쿠르트 아줌마는 직장과 가정을 함께 꾸려나갈 수 있는 최고의 직장”이라며 “앞으로도 자녀들에게 손 안 벌리고 내 힘으로 노후를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녀 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딱 10년만 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한 것이 어느덧 4반세기가 지났다. 2년만 있으면 환갑을 맞는 한씨의 건강은 40대 못지 않다. 하루 종일 걸으면서 일하는 것이 건강유지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하루 평균 300여명의 고객을 만나는 한씨는 보통 하루에 12㎞ 정도를 걷는다. 지난 25년간 지구를 세바퀴(약 11만3000㎞) 이상 돈 셈이다.

요즘 홀로 사는 노인 3명에게 ‘사랑의 야쿠르트’를 전달하고 있는 한씨는 바쁜 와중에도 잠깐씩 짬을 내 그들의 말벗이 되어주고, 식사도 같이 하며 딸처럼 지내면서 인생의 또 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다.

우여곡절을 겪었던 가정도 지금은 행복이 가득하다. 25년전 7세, 4세였던 아들과 딸은 훌쩍 자라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그동안 사업이 잘 안 풀려 힘들어하던 남편도 최근 장위동에서 슈퍼를 열었다.
점심시간이면 슈퍼에 들러 남편과 같이 점심식사를 하는 것도 큰 재미다. 한씨는 지난 25년간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일한 대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행복에 젖어보기도 한다.


25년상 부상으로 미주관광 티켓을 받은 한씨는 “동료들과 함께 지난 93년, 15년상으로 일본을 다녀왔는데, 98년에는 IMF 외환위기로 인해 20년상인 동남아관광이 취소됐었다”면서 “10년만에 해외나들이를 갈 생각을 하니 잠이 안 온다”며 벌써부터 들떠 있다.

/ njsub@fnnews.com 노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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