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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부동산 종합대책-강남등 시장반응]‘양도세 유예’ 못박아 직접 효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29 10:17

수정 2014.11.07 12:50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전해들은 시중 중개업소들은 “기존에 언급됐던 대책 외에 별다른 파격 대책은 없다”며 비교적 충격파가 작다는 반응이다. 예상보다 강도가 약하다는 얘긴데 그동안 정부 대책에 대한 언급이 끊이지 않아 충격 완화 작용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고민의 흔적은 역력해 보인다는 게 대다수의 긍정적 평가다. 단순 양도세 강화 대신 양도세 강화 정책 발표 후 시행시기까지 1년간의 유예기간을 둔 것은 기존에 양도세 강화 발표만으로 집값을 잡겠다고 했던 안일한 발상에서 한차원 나아간 현실적인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주상복합의 분양권이 사실상 전매 금지되는 것이나 주택거래신고제 도입은 가수요 차단에 직접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권=강남권 부동산시장은 대책 발표로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예측했던 대책의 공식 발표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인 가운데 가수요 차단을 중점으로 둔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서울 강남구 아파트 시장은 좀 더 시장을 예의 주시하자는 매도·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졌다. 급매물이 나오거나 가격이 급락하는 조짐은 없다. 강남구내 아파트값을 주도했던 선경·미도·우성 등 이른바 ‘빅3’ 인근 중개업소에는 가격 급락을 우려한 매도 희망자들의 문의 전화가 없는 상태다. 가격이 꼭지점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팽배하지만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 양도세 강화 정책 대신 시행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확정, 구체적 유예기간을 둠으로써 매물 보유자의 시장 출시를 유도하는 효과는 곧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과거 양도세를 강화함으로써 오히려 매도자들이 오른 양도세를 매매가에 얹어 집값 상승을 부추긴 역효과를 낳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2단계에서 시행될 것으로 예고된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개발이익 환수 조치 역시 비교적 재건축 단지의 매수세를 위축시키는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9일 현재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역시 기존 가격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개발이익 환수조치가 언급됨에 따라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저밀도 단지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인근 잠실공인 송영상 부장은 “개발이익 환수 조치가 시행될 수 있으므로 사업 수익성이 보장된 것이 아님에 따라 재건축 단지의 가수요 차단은 장기적으로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택거래신고제에 대해서는 파급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거래신고제가 실시되면 투기세력이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반응이다.

대치동 우일공인 관계자는 “거래 가격과 인적 사항 등이 주택거래시 신고대상으로 확정되면 단기 차익을 노린 전매나 불법 전매가 사라져 투기적 거래 억제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목동 및 경기 분당권=양도세나 보유세 강화가 아파트값 급등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점에서 주택거래신고제 도입 또는 주상복합의 분양권 전매 금지 조치는 당장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분당 정자동 솔로몬공인 관계자는 “양도세를 높여서 지금까지 집값 안정에 기여한 적 있었느냐”면서 “오히려 매물 부족만 가중시켰다”며 “단순 양도세 강화에서 구체적 유예기간을 둔 것은 현실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최근 포스코건설의 주상복합 ‘더�� 스타파크’의 분양권 전매 투기로 인근 아파트 시장의 혼란을 경험했던 분당권 중개업소들은 특히 20가구 이상 주상복합의 분양권 전매 금지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

분당 이매동 금탑공인 이경희 실장은 “분양권 전매가능한 주상복합 규모를 20가구 이상으로 강화한 것은 주상복합으로 몰려다니는 부동자금을 막는데 직접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치가 시장 안정에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다면 한동안 집값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분당 이매동 한아름공인 김연완 대표는 “대책 발표를 앞둔 최근 매도 매수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가 뜸했는데 이번 대책 발표 후에도 급락하는 매물을 기대하기보다는 한동안의 조정을 거쳐 보합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목동 조은공인 정수복 대표는 “1가구 다주택 보유자들의 양도세가 강화되는 시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양도세 과중을 면하려는 보유자들의 매물이 시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수요자 거래 위주로 시장이 안정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bomb@fnnews.com 박수현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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