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에 단편영화 붐, 짧지만… 강렬한…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30 10:17

수정 2014.11.07 12:48


상업영화로 성공한 감독들이 모여 옴니버스 형식의 단편영화 만들기 붐이 일고 있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여섯 개의 시선’에는 임순례, 정재은, 여균동, 박진표, 박광수, 박찬욱 감독이 단합했고 봉준호, 권칠인 감독 등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20명의 감독도 ‘따로 또 같이-20(異共)’을 통해 뭉쳤다.

‘여섯 개의 시선’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한 편당 5000만원의 제작비를 대고 ‘차별’이라는 주제로 각 감독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다. 이 영화는 2003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부산국제영화제와 벤쿠버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형식의 단편 영화는 소위 영화제용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섯…’은 우리사회의 차별에 대한 내용을 해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 인정돼 일반상영관 개봉을 추진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임순례 감독은 실업계여자고등학교를 무대로 몸매와 얼굴성형을 강요하는 사회를 꼬집는 ‘그녀의 무게’, ‘고양이를 부탁해’ 정재은 감독은 성범죄자의 인터넷 신상공개를 다룬 ‘그 남자의 사정’, ‘미인’의 여균동 감독은 실제 뇌성마비 장애인을 등장시켜 그들의 문제를 파헤친 ‘대륙횡단’, ‘죽어도 좋아’의 박진표 감독은 영어를 잘하기 위해 어린아이가 설소대 수술을 받는 장면을 고발한 ‘신비한 영어나라’,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박광수 감독은 얼굴에 대한 사소한 편견을 그린 ‘얼굴값’, ‘공동경비구역 JSA’ 박찬욱 감독은 한국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6년4개월동안 정신병원에 있어야 했던 네팔여인 찬드라를 취재한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를 제작했다.

‘여섯…’보다 짧은 5분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따로…’는 20명의 감독이 한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 영화도 일반상영관 개봉, 영화제 출품을 추진하고 있지만 더 쉽게 만나는 방법은 12월 이후 SKT 모바일서비스 ‘준’에서 만나는 것이다. 원래 한국영화아카데미 동문들이 영화아카데미 스무돌을 축하하기 위해 기획했지만 준에서 편당 2000만원의 제작비를 지원받아 만들게 됐다.
서로 색깔과 개성이 다른 감독들은 ‘이공’을 주제로 11월 한달간 5분 안에 자유로운 상상을 담을 계획이다. ‘살인의 추억’ 봉준호, ‘시월애’ 이현승, ‘실글즈’ 권칠인, ‘화산고’ 김태균, ‘봄날은 간다’ 허진호, ‘여고괴담 두번째이야기’ 김태용·민규동, ‘내 마음의 풍금’ 이영재, ‘게임이 법칙’ 장현수, ‘코르셋’ 정병각 감독 등이 각각 연출을 맡는다.
이 단편영화에는 황정민, 추상미, 봉태규, 지수원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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