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권 亞시장 진출 러시

임대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31 10:18

수정 2014.11.07 12:46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이 ‘아시아’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대형화를 이룬 만큼 이제는 덩치에 걸맞은 수익모델을 찾기 위해 시선을 국내에서 해외로 돌려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시장 진출’을 가장 먼저 행동에 옮긴 CEO는 김정태 국민은행장이다. 김행장은 지난달 30일 인도네시아에서 6번째로 큰 인도네시아국제은행(BII·Bank International Indonesia)을 인수했다. 김행장은 BII를 인수한 다음날인 지난달 31일에는 “아시아 어느 지역에서든 적절한 매물만 나온다면 추가로 인수하겠다”며 아시아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나아가 “지리적으로 멀리 있는 은행은 컨소시엄 등의 형태로 참여하고 중국이나 일본, 대만 같이 가까운 곳의 은행은 국민은행이 직접 주도적으로 나서겠다”며 구체적인 진출방안까지 설명했다.


리저널뱅크(Regional bank)를 꿈꾸는 김승유 하나은행장도 아시아시장 진출에 대한 남다른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특히 김행장의 아시아 시장 진출계획은 상당히 현실적이라는 게 금융계의 평가다. 현재의 규모로 글로벌뱅크로의 도약은 사실상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일단 아시아지역의 선도은행으로 거듭난 뒤 세계 시장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인수한 중국 칭다오국제은행이 이같은 전략에 따른 첫 결과물이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1만3800개 국내기업만 고객으로 확보해도 아시아지역 선도은행의 발판은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수창 삼성화재 사장의 아시아시장 진출전략도 각별하다. 이수창 사장은 아시아 시장의 보고(寶庫)인 중국시장 진출에 일단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사장은 중국진출이 성공하면 향후 5∼10년 안에 인도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때문에 이사장은 이미 4년 전부터 인도에 인력을 파견해 시장조사는 물론, 언어와 문화 등에 대해서도 치밀한 조사작업을 벌여오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외환위기를 통해 금융기관들이 합병이나 인수를 통해 몸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마당에 한국 시장은 조만간 포화상태에 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시장에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뒤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금융기관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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