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조그만 관심이 아이를 찾는데 힘이 됩니다. 발걸음을 멈추고 이쪽으로 잠깐만 모여주세요.”
지난 1일 서울 잠실역 지하분수대 앞에서는 KBS2TV ‘좋은나라 운동본부’(일요일 오후 5시) ‘박준형의 182’ 코너 촬영이 한창이었다. 이 코너의 진행을 맡은 개그맨 박준형은 촬영에 앞서 사람들을 모았다. 이날은 지난 2002년 11월13일 실종된 김은지(당시 5세) 어린이를 찾기 위해 어머니 조옥자씨(42)가 카메라 앞에 섰다.
“우리 은지는 예쁘고 착하고 말 잘듣는 아이입니다.
말을 잇지 못하고 끝내 울음을 터뜨리는 조옥자씨의 말을 박준형이 이어받았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돌아온 밤에 형광등을 켜기 때문에 밤이 낮인줄 알던 은지가 아빠가 잠든 밤 12시에서 새벽 5시 사이 밖에 나갔다가 그 길로 소식이 없다고 합니다. 여러분, 은지는 아랫배 부분과 오른쪽 허벅지에 화상 흉터가 있습니다. 지나가다 이 아이 얼굴과 비슷한 아이가 있다면 배 한번만 살짝 들쳐봐 주세요.”
이날 은지 얼굴이 담긴 전단지는 대한적십자봉사회 회원 20여명의 도움으로 2∼3시간에 걸쳐 잠실역 지하상가를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박준형의 182’는 경찰청 미아찾기종합센터 신고번호 182에서 따온 제목으로 장기미아를 찾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프로그램 녹화가 끝난 후 박준형은 ‘…182’를 진행하면서 미아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운을 뗐다.
“한해동안 4000명의 미아가 발생한다는데 그 전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죠. 아이가 없어지면 그 가정은 파탄납니다. 아이가 없어진 것을 두고 부부들이 싸움도 잦아지고 부모가 아이 찾는데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힘들죠. 또 전단지를 만들어 뿌리는데 약 3000만원가량이 들기 때문에 부모들에게는 큰 부담이에요.”
미아찾기 전단지를 돌리면서 박준형은 생각보다 세상이 냉정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자기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실종자 가족이 전단지를 돌리면 그것으로 신발에 붙은 껌을 떼거나 그냥 밟고 지나가는 등 그들을 두번 울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
“미국의 백화점에서는 미아가 발생하면 그 아이를 찾을 때까지 백화점 문을 닫고 수색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아가 발생해도 찾을 확률이 80∼90%가량 된다고 해요. 아이를 찾는다는 것은 부모의 힘만으로 할 수 없어요. 사회적으로 아이를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고 사람들도 내 일처럼 도와줘야 합니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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