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공연 리뷰] 가슴 뭉클한 남성 스트립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2.18 10:31

수정 2014.11.07 11:47


남자배우 6명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출연하는 뮤지컬 한 편이 올 겨울 공연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서울 서초동 한전아츠풀센터에서 공연중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풀 몬티’(원제 Full Monty·영국 속어로 ‘몽땅 벗는다’는 뜻)는 지난 98년 아카데미영화상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동명 영국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 영화 속에선 영국 철강노동자를 주인공으로 했지만 뮤지컬에서는 미국 버펄로의 자동차공장 실직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절망 속에서 희망의 불씨를 찾아가는 남성배우들의 스트립쇼. 탤런트 변우민, 개그맨 임하룡, 뮤지컬배우 김장섭, 이무현, 박일규, 박준혁 등 6명의 주연배우들이 말 그대로 몽땅 벗어던지는 장면은 국내 관객을 경악시킬만하다.

그러나 그들의 누드가 음란하거나 불경스러운 것은 절대 아니다. 그들이 옷을 벗게 되는 구구절절한 사연은 오히려 관객의 누선을 자극한다.



그들의 옷벗기가 볼썽사나울 정도로 구질구질한 것도 아니다. 도나 서머의 ‘핫 스터프’를 불러제끼며 하나씩 옷을 벗는 남자배우들을 바라보며 남녀관객은 휘파람을 불고 환호성을 지른다. 특히 ‘과연 벗을까’라며 반신반의하는 관객의 허를 찌르는 마지막 10분은 놓치기 어려운 즐거움이다.

물론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풀 몬티’는 큰 틀에서 보면 꽤 볼만한 작품이지만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완성해내는 세기(細技)에서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우선 출연진들의 고르지 못한 노래 솜씨가 객석에 앉은 관객들을 불안하게 한다.
또 힘있고 역동적인 남자들의 춤을 볼 수 없다는 점도 큰 아쉬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 몬티’를 보고난 다음 본전 생각이 나지않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남성들의 스트립쇼라는 이색소재가 주는 즐거움과 그것을 통해 굴곡진 삶의 무늬를 그려내는 원작의 힘 때문일 것이다.
남성들이 옷을 벗지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여성이 아니라 남성들에게 이 뮤지컬을 권하고 싶다. 내년 1월18일까지. 3만∼7만원. (02)2272-3001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