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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캐피탈과 합병배경·전망] 구조조정 인프라 통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2.18 10:31

수정 2014.11.07 11:46


카드와 캐피탈 업계 선두기업인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이 전격 합병을 선언한 것은 카드사태로 인한 시장의 불안감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LG카드와 달리 삼성카드는 유동성 문제에 직면하지 않았지만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내는 등 대규모 적자에 시달려 왔다.

카드사와 다른 금융회사간의 합병은 국민카드, 외환카드, 우리카드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게다가 삼성과 선두를 다투는 LG카드의 경영권도 은행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여 앞으로 신용카드업계는 은행계열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카드·삼성캐피탈 왜 합치나=이번 합병조치는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의 합병을 통해 한꺼번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두 회사간에는 중복되는 사업영역이 많아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10월말 현재 모두 1조331억원의 적자를 기록중이다. 삼성캐피탈 역시 844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부실채권 증가가 적자의 주범이다. 또 무분별한 카드발급과 리스크 관리 능력 부족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양사는 합병후 신용판매와 할부금융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방침이다. 중복되는 사업을 정리, 비용 등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1년 이내에 안정적인 흑자기반을 구축하겠다고 삼성측은 밝히고 있다.

◇카드업계 재편, 구조조정 마무리=그동안 신용카드업계는 대기업 계열의 카드사들이 주도권을 잡았으나 앞으로는 은행계열 카드사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카드업계 1∼2위를 차지하던 LG카드의 새 주인이 은행이 될 경우 대기업 계열 카드사는 삼성과 현대, 롯데카드만 남게 된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의 경우 은행계 카드사와 견주기에는 규모면에서 역부족인 점을 감안하면 업계 주도권은 자연스럽게 은행계열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업계 카드사들이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일단 모회사인 은행으로 흡수합병된 카드사들이 자금조달측면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다.

금융계에선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의 합병으로 카드사 구조조정은 카드대란 발생후 9개월 만에 외형적으론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던 국민카드가 지난 9월30일 국민은행으로 흡수합병됐고 부도위기까지 직면했던 외환카드 역시 지난 11월28일 모은행인 외환은행으로 흡수합병키로 결정됐다.

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중인 우리카드 역시 우리은행으로 합병이 결정된 상태다.

현대카드는 올해 현대차그룹과 캠코 등으로부터 4900억원을 증자받았고 후순위채 3000억원 등 모두 1조원가량의 자금을 마련했다.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 카드사업부문과 지난 1일 공식 합병한 상태다. LG카드는 현재 매각이 진행중에 있는 상황이다.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의 합병은 결국 신용카드업계가 적어도 외형상으론 구조조정을 마무리했음을 의미한다.

/ fncho@fnnews.com 조영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