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살무사 毒서 항암유전자 분리

윤봉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1.26 10:41

수정 2014.11.07 21:52


지난 15년간 뱀독을 연구해 온 연세의대 정광회교수(심혈관연구소)팀이 한국산 살모사 독샘에서 항암효과에 뛰어난 효능을 보이는 ‘디스인테그린’이라는 유전자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이에앞서 정교수팀은 지난 2002년 11월에도 국내에 서식하는 살모사의 일종인 칠점사라는 뱀의 독에서 강력한 암전이 억제 물질인 ‘삭사틸린’을 추출, 대량생산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정교수팀은 26일 살모사의 독샘에서 추출한 ‘디스인테그린’ 유전자를 암에 걸린 쥐에 투여한 결과, 우수한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 연구분야 최고 학술지인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최근호에 실렸다.

그동안 뱀독에서 분리한 단백질을 쥐에 주사해 각종 암의 전이와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얻었다는 보고는 있었으나, 이들 단백질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생체 내에 주입해 항암효과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교수는 “살모사의 독에서 추출한 ‘살모신’ 단백질은 쥐에게 매일 3주간 주사해야 함암효과가 나타났으나, ‘디스인테그린’ 유전자는 4∼5일에 한 번만 투여해도 유사한 항암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디스인테그린 유전자를 흑색종양세포가 있는 쥐에 4일마다 1차례씩 3주간 투여한 결과, 암전이와 암성장이 각각 92%, 75% 가량 억제됐으며, 쥐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20주 후까지 큰 부작용없이 단백질이 발현됐다고 정교수는 설명했다.

정 교수는 “디스인테그린 유전자치료는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학술적 의미 뿐아니라 임상적용 가능성도 매우 높다”며 “미국과 유럽, 일본, 호주 등 8개국에 국제특허를 출원했다”고 말했다.


/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

사진은 암에 걸린 실험 쥐의 폐 부위를 찍은 것으로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왼쪽)은 흑색종양세포가 곳곳에 퍼져있는 반면, 뱀독추출물인 ‘디스인테그린’유전자를 투입한 폐는 종양세포가 억제돼 깨끗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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