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안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이라크 재건사업 및 중동지역 건설시장 진출에 대한 정부와 건설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은 대통령 특사자격이긴 하지만 지난 21일, 10일간의 일정으로 이란,바레인 등 중동 8개국에 대한 방문길에 올라 주요 발주처 등을 상대로 해외건설 수주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건설업체들도 부동산시장 규제 등으로 국내 건설시장에서의 수익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제2의 해외건설특수’가 예상되는 중동지역 건설시장 진출에 박차를가하고 있다.
◇현대건설=현재 이라크 재건사업 및 중동지역 건설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건설업체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이지송 사장이 직접 중동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하고 있을 정도로 사력(社力)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우선 긴급 복구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미국 정부 원조자금에 의한 이라크 재건사업(미화 총 187억 달러 규모)에 그동안 협력관계를 구축해 온 미국 건설사들과의 공동 참여를 적극 추진중이다.
이 일환으로 현대건설은 오는 3월12일께 최종 낙찰자를 발표할 예정인 5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비, 최근 이라크 바그다드 지사장을 현지에 파견했다. 수주가 유력한 미국내 대형업체와의 업무협조 체제를 다기지 위해서다. 아울러 이라크 복구공사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 주요 건설사와도 컨소시엄을 구성, 전력·상하수도 복구사업 등의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1단계로 민생사업 위주의 전력, 상하수도 복구공사에 주력한 뒤 2단계로 전력, 상하수도 및 사회간접자본시설 신규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3단계에서는 오일, 가스 플랜트 공사 등 고부가가치 사업 수주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자신하고 있다. 현지 이라크 정부나 주민들에게도 현대건설의 호감도나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건설 김호영 부사장은 “지난 78년 이라크에 진출한 이래 걸프전 이전까지 41억달러 규모의 26개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풍부한 이라크 공사 수행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상태”라며 “해외 건설업체와 비교해도 이번 이라크 재건공사에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현대건설은 이라크를 제외한 기타 중동지역 건설시장의 수주 목표를 올해 12억 달러로 책정했다. 이란, 카타르, 쿠웨이트 등지에 기전, 석유화학, 발전담수, 토목 등의 공사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중 부가가치가 높은 기전 분야는 9억달 이상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대우건설=대우건설은 해외사업본부장인 정태화 전무와 윤국진 전무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를을 구성, 미국 업체들과 다각적인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엑슨모빌과 셸 등 석유 메이저 회사와 공동으로 정유플랜트 사업을 벌이기 위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우는 이라크 건설시장이 1∼2년내 끝나는 단기적인 시장이 아닌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잠재력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라크내 상황을 지속적으로 체크하면서 해외에 진출한 미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이나 하청업체로 참여한다는 전략이다.
대우건설 해외영업팀 조재덕 부장은 “기본적으로 치안이 불안한 전쟁지역이어서 곧바로 뛰어들기엔 무리가 있다”며 “전쟁 테러 보상보험이나 외국계 은행과의 공사 보증문제 등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야 국내업체들의 진출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LG건설=LG건설도 플랜드 사업본부장인 우상룡 부사장을 중심으로 이라크 진출 전략을 짜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의 정쟁불안과 빈번한 테러발생에 따라 시간을 두고 사태 추이를 관망하면서 이라크 시장 선점을 위한 정보수집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 인근 진출 국가를 통해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주력 분야인 오일 정제시설, 석유화학공장 등의 공사 입찰 서류를 입수해 검토하는 등 이라크진출 교두보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LG건설은 이라크 재건 사업권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미국의 선진 건설사들과의 접촉을 통한 파트너십 구축에 주력하면서 향후 본격적인 재건공사때 동반진출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SK건설=SK건설은 이미 진출해 있는 쿠웨이트와 오만, UAE 등에 대한 영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 중동에서 7억1400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진행했다. 특히 쿠웨이트에서 화재복구 공사 2건(약 4억5000만 달러)과 AGPR 플랜트 공사(약 1억6000만 달러), 메록스 플랜트 공사(약 1200만 달러) 등의 건설실적을 올렸다.
SK건설은 이라크가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치안상태가 개선된 이후에 본격적인 진출을 할 계획으로, 이와 관련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이라크에서 공사를 수행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테스크포스팀을 운영, 미국업체와의 협력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SK건설은 당장 참여할 수 있는 건설공사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국제협력단에서 진행하는 군막사나 학교, 병원 등의 소규모 공사는 입찰을 통해 시공사를 결정하기 때문에 참여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특히 한국 정부에서 제공하기로 약속한 자금도 현지 정부가 수립된 이후에나 가능해 이와 관련된 공사 참여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이 때문에 이라크 주변국에 대한 영업에 더욱 적극적이다.
쿠웨이트는 고유가와 사담후세인 정권의 붕괴 효과를 가장 많이 보는 국가중의 하나로서 그 동안 지연되었던 프로젝트들이 서서히 발주되고 있다. SK건설은 이미 공사수행경험이 있는 KNPC(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및 KOC(쿠웨이트 석유공사)발주 공사를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이라크 전쟁전에 기획된 건설공사 관련 입찰서가 최근 현지에서판매되고 있지만 공사 자금은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라크 신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젝트의 발주처에 회사를 알리는 작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부동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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