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新4 龍에 부는 한국열풍-기아차] ‘첸리마’ 자동차 한류열풍 이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3.02 10:51

수정 2014.11.07 20:34


【베이징·옌청=김규성기자】“첸리마(千里馬)는 옌청시의 자존심이자 자랑이다.”

상하이에서 차로 꼬박 5시간을 달려 도착한 중국 장쑤성 옌청시. 기아자동차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기차(東風悅達起亞汽車)가 있는 곳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요약한 말이다.

정달옥 둥펑위에다기아기차 총경리는 “2002년 12월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첸리마가 5만대가량 팔리면서 옌청시는 우리회사와 함께 중국 전역에서 주목을 받고 있고 지역분위기도 과거 위에다가 단독경영할 때와는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 옌청시, 나아가 중국 전역이 기아차에 느끼는 분위기는 ‘경이’에 가깝다. 이는 기아차가 기존의 둥펑위에다에 합류한지 불과 2년만에 5년 동안 1만대 미만을 만들던 공장을 연간 5만대 생산공장으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아차가 중국시장을 목표로 베르나와 엑센트를 기반으로 개발한 1600㏄급 중국형 모델인 첸리마는 출시 첫해인 지난해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가장 동감적인 모델’상을 받았다. 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에서는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로 선정되는 등 인기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가속도 붙는 첸리마 돌풍=지난해 중국 전역을 휘몰아쳤던 첸리마 돌풍은 올해 들어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달 24일 베이징완바오(北京晩報)는 “올해 1월부터 시판된 첸리마 4번째 모델은 출시 47일만인 16일 현재 1만대를 돌파했다”며 “경제형 자동차(준중형차)시장에서 확고한 ‘터우마(頭馬)’로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만대 돌파기록인 72일보다 25일이나 줄었다.

이같은 첸리마의 인기는 옌청시 현지의 공장의 분위기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지난달 생산규모 증설로 한동안 라인을 멈췄던 탓인지 첸리마 공급물량이 달려 판매팀은 차를 더 달라는 딜러들의 등쌀에 애를 먹고 있었다.

둥펑위에다기아기차 정순원 판매관리팀장은 “한달에 100대 이상을 파는 딜러들도 많다”며 “주문이 밀려 차량을 인도하지 못하는 딜러들이 공장에 와서 제발 차를 달라고 하소연하는 장면을 보는 것도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12만6000평에 달하는 옌청공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소리와 트랜스포터(완성차 운반차량)들로 북적이며 활기가 넘쳤다.

◇판매신화 창조하는 ‘기아차’=지난해 둥펑위에다기아기차의 중국 판매 실적(첸리마 4만3934대+프라이드 7074대)은 5만1008대.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지난해 경제형자동차시장에서 5만대 이상 판매한 기업은 일본 도요타와 기아차, 그리고 현대차뿐이라는 사실이다.

더구나 기아차는 합작사 설립 15개월, 신차인 첸리마 발표 12개월만이라는 상대적 악조건 속에 거둔 판매 성과다.

베이징에서 만난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이미 폴크스바겐, 혼다 등 세계적인 자동차를 타 본 경험이 있다는 점을 감안, 한국과 미국에서 인기를 얻었던 차종을 투입하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과 부품현지화율을 높여 비용을 절감한 것 등이 성공요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제품을 중국인 관점에서 업그레이드했다는 것이다.

이현철 생산관리팀장은 “첸리마는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춰 뒷자리 공간을 크게 했고 중국 도로사정에 맞춰 엔진을 보강했다”면서 “품질 낮은 중국산 연료를 감안, 엔진 인젝터를 선진사양으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높은 부품현지화율로 비용절감에 성공한 것도 첸리마 ‘돌풍’이 지속되는 요인 중 하나다. 2월말 현재 부품현지화율이 82%에 이른다.기아차와 동반진출한 업체와 현지 부품업체까지 합하면 부품업체는 50여개에 달한다.

이같은 가격경쟁력을 발판으로 첸리마는 가열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 동급 차종에서는 유일하게 가격을 내리지 않고도 판매가 급증한 중원 자동차업계의 ‘신화’로 자리잡았다.

◇2010년 40만대 양산체제=둥펑위에다기아기차의 올해 승부차량은 ‘미니밴 카니발’이다. 중국인들의 생활수준 향상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시장공략전략으로 채택된 차종이다.
최근 레저생활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늘고 있고 가족단위 이동인구가 많아진 중국인들에게 첸리마에 이어 제2의 ‘자동차 한류’ 열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옌청공장의 생산능력을 10만대까지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제2공장 부지선정에도 나섰다.


정달옥 총경리는 “출범 초기에는 첸리마 등 준중형차로 좋은 이미지를 굳혔다”면서 “금년부터는 카니발을 비롯해 중형급 이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키는 동시에 풀라인업체제를 갖춰 2010년에는 40만대 양산체제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