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스페인 왕립투우장 서울 온다] 연출 잔카를로 델 모나코 “남부도시 세비야 재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3.04 10:51

수정 2014.11.07 20:29


“오페라 ‘카르멘’의 주무대인 스페인 남부도시 세비야의 느낌과 분위기를 서울로 그대로 옮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고야와 그의 시대, 그리고 세비야의 이미지와 색감을 여하히 서울 잠실운동장에 펼쳐보이느냐가 이번 공연의 관건이 될 것이다.”

지난 2월27일 스페인 마드리드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한국기자들과 만난 연출자 쟌카를로 델 모나코(61·사진)는 오는 5월15∼19일(17일 공연없음)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초대형 야외오페라 ‘카르멘’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었다.

전설적인 테너 마리오 델 모나코의 아들로 지금까지 130여편의 각종 오페라를 연출한 그이지만 이번 서울공연은 그에게도 하나의 도전이자 모험처럼 보였다.

델 모나코는 “야외오페라가 펼쳐지는 이탈리아 베로나의 아레나(야외극장)는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서울 잠실운동장은 이의 2.5배에 이르는 4만명 규모”라면서 “거대공간에서 펼쳐지는 야외오페라를 관객들이 보다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가로 100�V, 세로 20�V의 대형스크린을 세계 최초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란도트’ ‘아이다’ 등 기존에 공연됐던 야외오페라의 흥행 참패로 이야기가 모아지자 델 모나코는 “한국에서 초기 대형 야외오페라 제작단계에서 불거져나온 문제들을 이미 모두 모니터링한 상태”라면서 “비제의 ‘카르멘’이 갖고 있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바탕으로 숙련된 배우와 스태프 등이 혼연일체가 돼 이번 공연을 반드시 성공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기의 목소리를 가진 마리아 칼라스도 10%의 칭찬과 90%의 비판에 직면했었다”면서 “거듭되는 실패 속에서 예술은 발전하고 건강한 비판을 통해 좋은 공연은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델 모나코 등 이탈리아와 스페인 스태프들은 공연 4주전인 4월15일께 입국, 4회의 무대점검과 10여차례의 리허설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