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전 랴오닝 성장이 최근 베이징에 입성했다. 지방의 성장이었던 그가 중앙정부 상무부장으로 진출한 것이다. 마오쩌둥의 절친한 동지이자 유일한 생존자인 보이보 중국 부총리겸 재정부장의 아들인 점을 감안하면 그의 입각 소식은 예비됐던 일인지도 모른다. 보시라이는 그러나 지방정부에 재직하고 있었을 때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망라, 중국 동북 3성의 중심지인 선양과 다롄을 중심으로 한 랴오닝성 투자유치에 열을 올렸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도 대규모 투자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했다.
보시라이는 설명회에서 “랴오닝성에 투자하면 임대료감면, 세제혜택 등 특혜를 주겠다. 관련 공무원들도 외국인 투자가들이 필요로 할 경우 휴일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뛰어올 것”이라며 중국 투자를 강력히 요청했다. 당시 많은 국내 기업들이 그의 정열적인 투자유치 활동에 고개를 끄덕였으며 현지 공단에 입주하는 등 투자를 단행했다. 보시라이가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중앙정부 요직에 발탁됐다고 일부는 추론하고 있다.
중국 선양에 투자, 현재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모 기업체의 대표는 “나는 전화로 1주일에 한두번씩 현지 공장사정을 보고받는 것이 고작인데 보시라이는 1주일에 몇번씩 사업체를 직접 방문, 현황을 알아보고 어려운 점을 해결해 줬다”고 설명했다.
한국에도 외국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조건과 공단을 조성해 놓고 있다. 그러나 기업을 유치하는 주체들의 움직임이 더디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 94년부터 시작된 6개 외국인전용공단사업 중 정부가 부지를 매입해 외국업체에 분양하는 임대용지의 분양률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9%에 불과한 실정이다.용지 분양가격이 평당 최고 400원인 상황에서 10년간의 이같은 실적은 정부나 지자체 등이 적극적인 수요 창출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을 입증한다.
기업의 생산기반이 밖으로 옮겨지면서 갈수록 심화되는 산업시설 공동화현상을 지켜만 볼 수 없다. 우리도 보시라이처럼 외국업체의 투자를 다방면으로 유치, 산업현장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 ‘수요가 있어야 일을 시작한다’가 아니라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움직임이 우선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김두일기자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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