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카고선물거래소,곡물거래로 명성 회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3.21 10:56

수정 2014.11.07 19:56


근대화된 선물거래소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카고선물거래소(CBOT)가 거래품목 다양성을 접고 다시 곡물위주 거래에만 전념하고 있다.

1848년 문을 열어 올해로 설립 157년이 되는 CBOT는 지난 70년대 후반 곡물중심 선물거래소에서 재무부채권(TB), 다우지수 등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종합상품거래소로 탈바꿈했지만 이제 다시 곡물거래소로 회귀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전자거래를 도입한 뒤 금융상품 거래가 ‘피트’라고 부르는 트레이딩 룸에서 온라인으로 대부분 옮겨갔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20일(현지시간) “6만평방피트(약 1640평) 규모로 보잉747 여객기가 들어갈 정도의 세계최대 트레이딩 룸을 갖고 있는 CBOT에서 금융선물 트레이딩 룸이 핵심요소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며 “결핍된 핵심요소는 바로 트레이더”라고 전했다.

트레이더, 브로커, 직원 등 약 5000명이 북적거렸던 금융선물 트레이딩 룸은 이제 ‘골수’ 트레이더들만 고정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한산한 곳으로 변했다.



트레이더들 절반은 이미 외국업체에 거래권을 팔고 손을 털었고, CBOT에서 거래되던 금융상품의 80%가 지금은 온라인 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CBOT에서 금융상품 선물거래를 하던 트레이더들 상당수는 CBOT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경쟁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유로달러를 거래하고 있다. 일부는 CBOT에 남았지만 곡물거래로 말을 갈아탔다.


CBOT가 다시 곡물중심으로 회귀하게 된 것은 온라인거래 급증 뿐만이 아니라 최근 곡물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중국이 곡물수입을 늘리고, 가뭄 등에 따른 흉작이 겹치면서 콩은 15년만에 최고, 옥수수는 6년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곡물가격이 급등했고 거래량도 큰 폭으로 늘어 그만큼 트레이더들이 건질 수 있는 이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편 통신은 시장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금융상품거래에서는 트레이더들이 가장 늦게 정보를 접했지만 곡물 거래에서는 트레이더들의 호가가 여전히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다”며 “앞으로도 CBOT는 트레이더들이 호가를 주고 받고, 차익거래를 실현할 수 있는 마지막 공개시장으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