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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시대 절약만이 살길이다―동종업종 협력]170사 2년간 193억원 아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4.04 11:00

수정 2014.11.07 19:30


지난 2002년 화섬업체인 SKC㈜ 수원공장은 에너지 낭비와 주변설비 부식 등 환경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4개의 스팀 응축수 탱크 운전 과정에서 많은 양의 재증발 증기가 발생, 대기로 방출되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이 회사는 ‘에너지절약 기술정보 협력사업(ESP)’ 회원사인 SK가 ESP 워크숍에서 발표한 ‘대기개방형 열교환기 회수’사례를 눈여겨 보고 벤치마킹한 결과, 고민을 말끔히 해결했다.

판형열 교환기를 대기 개방형으로 설치한 후 폐열을 거둬들여 LNG를 절감한 것. 투자비는 9900만원이었나 연간 연료비 절감효과는 2억3500만원에 이르렀다.

SKC 수원공장 이주호 에너지담당 주임은 “분과별로 모이는 ESP 모임에서 힌트를 얻었다”면서 “업종이 비슷한데다 설비도 공통점이 많아 모임을 통해 에너지절약기술 및 정보를 다양하게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ESP가 유사공정을 지닌 사업장의 에너지 절약을 위한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지난 1999년 첫 구성된 ESP는 연간 에너지사용량 1만∼2만TOE(석유환산�U) 이상 업체를 대상으로 동종업체끼리 실무협의회를 꾸려 운영 중이다. 사업장별로 에너지절약기술 및 정보를 공유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에너지절약형 공정으로 유도하는 게 그 취지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현 회원사는 석유화학(39개), 제지(24개), 식품(23개), 전기?^전자(22개), 화섬(18개), 화학(17개), 철강(16개), 양회(11개) 등 8개 분과에 걸쳐 170개사에 이른다.

ESP는 각 분과별로 기술정보실무협의회를 꾸려 분기당 1회 회의를 갖고, 회원 사업을 순회하며 에너지관리현황을 비교?^분석하고 절약사례를 발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경쟁업체이기도 하지만 에너지절약분야에서는 쌍방향 토론이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동종업종끼리 모이다 보니 세세한 전문분야까지 정보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거두고 있는 효과도 만만치 않다.

2002년부터 올 2월까지 유형효과로 116건의 개선사항을 도출, 연료 4만8353TOE, 전력 10만6814㎿h를 절감했다.

코오롱 김천사업장은 실무협의회를 통해 열교환기 신규설치를 통한 에너지회수에 대한 기술정보를 얻어 연간 1억원의 절감효과를 거뒀다.

열병합시설이 있으나 응축수 회수율이 저조한 탓에 보일러 급수온도가 낮은 문제점을 안고 있던 삼양사 울산공장은 두산 CPK 이천공장의 절감사례를 접한 후 개선에 들어가 연간 1억2000만원을 아끼고 있다.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은 보일러 연료손실로 고심하다 ESP 전기·전자분과에서 기술정보를 얻은 후 1억원을 투자, 연간 1억2300만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었다.

무형효과도 상당한 빛을 내고 있다. 에너지관련 고효율설비·절약기술정보 습득 활용 등 150건, 에너지담당자간 교류로 사업장간 업무협조 강화 71건, 투자시 시행착오 감소 60건, 에너지설비업체 정보활용 49건, 에너지관리조직·내부교육시스템 구축 등 관리부문 향상 16건 등 483건에 이를 정도다.

향후 에너지정책의 초점을 다소비업체의 에너지 관련비 절감에 맞추고 있는 산업자원부도 이같은 효과를 인정, ESP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아래 화섬, 전기·전자, 식품, 제지분과 순으로 ESP 협의회를 5월까지 지속적으로 열 방침이다.

공단 관계자는 “ESP가 업체의 신공정 및 신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로 조기에 전환하는 데 톡톡히 기여할 수 있는 만큼 올해 각 분과별로 회원 업체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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