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의 호텔 중 ‘The Oriental, Bangkok’만큼 화려한 명성을 이룩한 호텔 은 없다.방콕 오리엔탈은 호텔을 평가하는 각종 매체에서 서구의 명문들을 제 치고 항상 세계 정상의 위치에 올라 있으며,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으로 업계 의 끊임없는 관심을 받고 있다.
명문호텔을 지향하는 세계 각지 호텔의 임직원들이 오리엔탈을 벤치마킹하 기 위해 연중 끊임없이 찾아온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호텔이 과연 어떤 점에서 세계최고 평가를 받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외견상으로는 그저 평범하다는 점이다.
강가에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입이 벌어질 정도의 경관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콕 오리엔탈이 지속적으로 세계적 명성을 누리자 호텔 업계와 서비스 전문가들은 그 비결을 여러모로 살폈다. 그 결과 서비스 정신 으로 충만한 호텔 종업원들이 바로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1967년, 약관 30살에 오리엔탈호텔의 총지배인으로 부임한 ‘Kurt Wachtveitl’는 자존심이 강하나 외국인에게 매우 수줍어하는 태국인이 사실 은 어느 국민보다 따듯하고 친절한 심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는 호 텔 비지니스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이다.
Wachtveitl는 지속적으로 자부심과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한편, 운영 측면에 서는 동양인 특유의 팀플레이를 개발했다. 정직상(賞), 건강상 등을 만들어 포상제도를 확대했고, 연금과 복지제도를 강화해 호텔과 종업원 간에 상호 신 뢰를 쌓아나갔다.
당시로는 생각키 어려웠던 버틀러서비스(전속 서비스맨)를 전 객실에 도입했 고, 고객 최우선의 사고방식을 확고히 주입시켰다. 고객의 모든 요구에 대한 대답은 절대적으로 ‘Yes’라는 것이 이 호텔의 모토다. 누구나 이 호텔에 들 어서는 순간 ‘왕’이 된다.
약 20여년 전 홍콩에 출장 중이던 총지배인 Wachtveitl은 본사로부터 한 통 의 텔렉스를 받는다. 전세계 호텔랭킹을 정하는 가장 권위 있는 ‘Institutional Investor Magazine’의 평가에서 오리엔탈호텔이 세계최고 의 호텔로 뽑혔다는 감격적인 내용이었다. 그가 이 호텔의 경영을 맡은 지 10 여 년이 지났을 때의 일이다.
이 호텔의 역사는 18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Chao Phrya 강변의 조그만 선원 숙소였던 호텔은 1887년 정식호텔로 개축돼 오리엔탈호텔로 탄생한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식민통치를 받지 않았던 태국의 자존심을 대변하며 유 구한 역사를 자랑하던 호텔은 1974년, 홍콩만다린호텔을 개관하고 야심적인 세계 확대 전략을 추진하던 홍콩의 호텔그룹 ‘만다린 인터내셔널’에 인수된 다.
‘만다린’과 ‘오리엔탈’의 두 명문 브랜드를 거느리게 된 만다린그룹은 1985년, 회사 이름을 ‘만다린-오리엔탈 호텔그룹’으로 바꾸고 국제적 체인 호텔 사업을 전개한다.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은 전세계에 20여 개가 넘는 세계적 고급브랜드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The Oriental Bangkok’은 결코 그 브랜드의 레벨 에 속하는 호텔이 아니다. 393 객실에 1천명이 넘는 정예종사원들이 펼치는 서비스는 결코 다른 호텔이 흉내 낼 수 없는 경지에 올라 있다. 130년에 가까 운 호텔의 역사와 유명인사들의 추억은 다른 어떤 명문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 지 않는다.
20여 개가 넘는 Suite Room들은 각기 서머세트 모옴, 그라함 그린, 죠셉 콘 라드 등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을 뿐 아니라 그 명사들의 취향에 맞춘 인테 리어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작가들이 작품을 구상하던 로비 라운지의 이름은 “Author’s Loung”이며 인접한 ‘Trophy Room’은 고객들의 기념패와 컵, 서명록, 초상과 조각이 가 득한 박물관과 다를 바 없다.
호텔에서 페리보트를 타고 가는 강 건너의 방콕오리엔탈 스파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타이 마사지의 정수로 업계의 고전적인 명품이다. 호텔이 운영하는 오 리엔탈 쿠킹스쿨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명문 조리교육 과정이며, 특히 타이 음식의 조리교육으로 정평이 있다.
호텔은 최근 수천만 달러를 투입해 4년 여 동안 노후 객실들에 대한 리노베 이션까지 단행하여 시설 경쟁력도 획기적으로 보완했다. 아마도 한동안은 다 른 호텔이 방콕오리엔탈의 명성을 따라잡기란 어려울 듯 하다.
/윤병권 호텔프랜코리아(www.hotelplan.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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