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호텔을 가다―방콕 오리엔탈] 서비스 정신으로 꽉 찬 종업원들이 1등 비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6.01 11:16

수정 2014.11.07 18:08



동양의 호텔 중 ‘The Oriental, Bangkok’만큼 화려한 명성을 이룩한 호텔 은 없다.방콕 오리엔탈은 호텔을 평가하는 각종 매체에서 서구의 명문들을 제 치고 항상 세계 정상의 위치에 올라 있으며,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으로 업계 의 끊임없는 관심을 받고 있다.

명문호텔을 지향하는 세계 각지 호텔의 임직원들이 오리엔탈을 벤치마킹하 기 위해 연중 끊임없이 찾아온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호텔이 과연 어떤 점에서 세계최고 평가를 받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외견상으로는 그저 평범하다는 점이다.

강가에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입이 벌어질 정도의 경관도 아니다.

시설도 그 저 이국적인 이미지에 호화로움과는 거리가 멀다. 다양한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지만 그 정도는 세계의 다른 명문호텔과 비교할 때 그리 대수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콕 오리엔탈이 지속적으로 세계적 명성을 누리자 호텔 업계와 서비스 전문가들은 그 비결을 여러모로 살폈다. 그 결과 서비스 정신 으로 충만한 호텔 종업원들이 바로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1967년, 약관 30살에 오리엔탈호텔의 총지배인으로 부임한 ‘Kurt Wachtveitl’는 자존심이 강하나 외국인에게 매우 수줍어하는 태국인이 사실 은 어느 국민보다 따듯하고 친절한 심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는 호 텔 비지니스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이다.

Wachtveitl는 지속적으로 자부심과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한편, 운영 측면에 서는 동양인 특유의 팀플레이를 개발했다. 정직상(賞), 건강상 등을 만들어 포상제도를 확대했고, 연금과 복지제도를 강화해 호텔과 종업원 간에 상호 신 뢰를 쌓아나갔다.

당시로는 생각키 어려웠던 버틀러서비스(전속 서비스맨)를 전 객실에 도입했 고, 고객 최우선의 사고방식을 확고히 주입시켰다. 고객의 모든 요구에 대한 대답은 절대적으로 ‘Yes’라는 것이 이 호텔의 모토다. 누구나 이 호텔에 들 어서는 순간 ‘왕’이 된다.

약 20여년 전 홍콩에 출장 중이던 총지배인 Wachtveitl은 본사로부터 한 통 의 텔렉스를 받는다. 전세계 호텔랭킹을 정하는 가장 권위 있는 ‘Institutional Investor Magazine’의 평가에서 오리엔탈호텔이 세계최고 의 호텔로 뽑혔다는 감격적인 내용이었다. 그가 이 호텔의 경영을 맡은 지 10 여 년이 지났을 때의 일이다.

이 호텔의 역사는 18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Chao Phrya 강변의 조그만 선원 숙소였던 호텔은 1887년 정식호텔로 개축돼 오리엔탈호텔로 탄생한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식민통치를 받지 않았던 태국의 자존심을 대변하며 유 구한 역사를 자랑하던 호텔은 1974년, 홍콩만다린호텔을 개관하고 야심적인 세계 확대 전략을 추진하던 홍콩의 호텔그룹 ‘만다린 인터내셔널’에 인수된 다.

‘만다린’과 ‘오리엔탈’의 두 명문 브랜드를 거느리게 된 만다린그룹은 1985년, 회사 이름을 ‘만다린-오리엔탈 호텔그룹’으로 바꾸고 국제적 체인 호텔 사업을 전개한다.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은 전세계에 20여 개가 넘는 세계적 고급브랜드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The Oriental Bangkok’은 결코 그 브랜드의 레벨 에 속하는 호텔이 아니다. 393 객실에 1천명이 넘는 정예종사원들이 펼치는 서비스는 결코 다른 호텔이 흉내 낼 수 없는 경지에 올라 있다. 130년에 가까 운 호텔의 역사와 유명인사들의 추억은 다른 어떤 명문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 지 않는다.

20여 개가 넘는 Suite Room들은 각기 서머세트 모옴, 그라함 그린, 죠셉 콘 라드 등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을 뿐 아니라 그 명사들의 취향에 맞춘 인테 리어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작가들이 작품을 구상하던 로비 라운지의 이름은 “Author’s Loung”이며 인접한 ‘Trophy Room’은 고객들의 기념패와 컵, 서명록, 초상과 조각이 가 득한 박물관과 다를 바 없다.

호텔에서 페리보트를 타고 가는 강 건너의 방콕오리엔탈 스파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타이 마사지의 정수로 업계의 고전적인 명품이다. 호텔이 운영하는 오 리엔탈 쿠킹스쿨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명문 조리교육 과정이며, 특히 타이 음식의 조리교육으로 정평이 있다.

호텔은 최근 수천만 달러를 투입해 4년 여 동안 노후 객실들에 대한 리노베 이션까지 단행하여 시설 경쟁력도 획기적으로 보완했다. 아마도 한동안은 다 른 호텔이 방콕오리엔탈의 명성을 따라잡기란 어려울 듯 하다.

/윤병권 호텔프랜코리아(www.hotelplan.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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