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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흥기자의 시승기] 혼다 어코드…방음 완벽·승차감 ‘정상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6.09 11:18

수정 2014.11.07 17:58


‘잔잔한 호수 위를 물결처럼 달리는 차.’

일본 혼다차의 자존심, ‘어코드’를 시승한 후 가진 첫번째 느낌이다.

‘시빅’과 더불어 혼다의 양대산맥인 어코드를 타면 일본차의 ‘부드러움’이 전해진다. 액셀에 발을 살짝 올려도 얼음위를 미끄러지 듯 앞으로 나아가는 어코드는 승차감 면에서 세계 정상급이다. 마치 거실에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편안한 차다.

운전석에 앉자 시야가 시원하다.

오버행(차 맨 앞쪽부터 앞바퀴 간의 거리)을 줄여 충분한 시야와 실내공간을 동시에 확보했기 때문이다.

엑셀을 밟자, 엔진회전수(rpm)가 4000을 넘어가며 상쾌한 엔진음을 뒤로한 채 차가 앞으로 질주했다.

3.0ℓ급 240마력 엔진은 거침없는 순발력과 탁월한 힘을 발휘했다. 5단 자동변속기는 변속 충격이 간헐적으로 느껴졌지만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깊이대로 운전자의 의도대로 적절한 단수를 찾아갔다.

고속으로 차를 몰다 급브레이크를 잡아봤다. 밀리지 않고 급정거하는 감각이 스포츠카를 방불케했다.

한차례 숨을 고른 뒤 창문과 썬루프를 내린 채 달렸다. 차 밖은 물론 내부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고요한 호수와 같은 적막감까지 느껴졌다.
조용한 거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기분이었다.

시승을 마치고 나자 다이내믹 스포티 세단이라는 수식어보다 실용적인 고급 세단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릴 듯싶었다.
이런 대중적 가치가 어코드를 지난 28년간 1300만대나 팔리게 한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