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한나라 내부도 정체성 개선 논란…남경필의원 “과거史 사과로 극복” 주장

서지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1 11:37

수정 2014.11.07 15:55


한나라당이 여권과 국가정체성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도 내부 정체성 개선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표 체제 2기 출범과 함께 당 내부 권력투쟁의 시발점이 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남경필 의원은 최근 당내 소장 개혁성향 의원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에서 ‘뉴 한나라당의 길’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합리적 중도보수 이념에 바탕한 선진화 길 찾기’를 주장해 눈기를 끌었다.

그는 아울러 ▲지나친 반공 이데올로기의 경직성이 자율성을 침해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한 데 대해 반성해야 하고 ▲한·미동맹의 불평등을 개선하며 ▲재벌위주 불균형 성장, 정경유착 극복을 통한 경제정책의 질적 개혁 등 구체적인 실천프로그램도 제시했다.

그는 특히 박대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예민한 사안이 되고 있는 유신독재제체 등 과거사도 박대표 개인은 물론 당도 사과함으로써 극복할 것을 촉구했다.

남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박대표의 최측근 자문역으로 통하는 박세일 의원의 ‘개혁적 보수’ ‘중도보수’ ‘21세기 보수’ 노선과도 같은 맥락이어서 박대표와 사전 교감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박형준 의원은 “한나라당은 과거와 현재를 어떻게 평가하고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 무엇을 비전으로 할 지 학습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런 점에서 정체성 논쟁은 꼭 필요하다”며 당내 공론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비주류 ‘3선그룹’을 무력화해 당을 장악하려는 시도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자칫 당내 갈등으로 비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당장 3선그룹 비주류의 대표격인 이재오 의원은 최근 자신의 문화예술 대책위원장 임명 등 당직 개편에 반발, 당직 고사 등 강경 대응하고 나서 갈등 양상을 빚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서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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