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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재도약 날갯짓]현정은체제 정상궤도,그룹재건엔 변수많아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1 11:37

수정 2014.11.07 15:55


정몽헌 회장 사망 1주기를 맞아 현대그룹이 ‘현정은 회장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제2 도약’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정회장 사망 후 시작된 금강고려화학(KCC)과의 경영권 분쟁이 아직 종식된 것은 아니지만 엘리베이터·상선·택배·증권·아산 등 5개 계열사가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

해운업계 호황으로 현대상선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으며 현대엘리베이터·현대증권 등의 채무비율도 크게 낮아졌다. 또 적자 폭이 컸던 현대아산도 육로관광 개시 후 적자 규모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다만 KCC가 22%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현정은 체제’ 안착=지난해 10월 말 취임한 현정은 회장은 경영 경험이 없다는 주위의 우려와 달리 큰 무리없이 그룹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다.


KCC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해 크게 불리했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했고 그 와중에 가신그룹을 일부 퇴출시키는 결단도 보였다.

그룹 계열사 실적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호전된 것도 현회장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

현대상선은 해운업계 호황에 힘입어 올 1�^4분기에 창사 이래 최대실적인 12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현대엘리베이터도 1·4분기에 11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도 급물살을 타는 등 대북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룹 ‘제 2도약’ 준비=현대그룹은 정몽헌 회장 1주기를 계기로 그룹의 중장기 비전 마련에 한창이다.

오는 18일 공개되는 비전의 핵심은 당분간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미니그룹으로 전락한 그룹의 위상을 회복해 한 때 재계를 주름잡았던 옛 명성을 되찾는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 인수설이 현대그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재계 안팎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사실 ‘현대그룹 재건’은 정몽헌 회장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목표중 하나였다. 정 전 회장은 당초 2002년말께 현대상선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그룹 재건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대북송금사건이 불거지면서 뜻을 접어야 했다.

따라서 현재 정회장의 아내인 현정은 회장이 진행하고 있는 그룹 재건 노력은 이같은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현대그룹이 넘어야 할 ‘산’=현재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그룹 재건작업이 계획대로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그룹 주력사인 현대상선은 현재는 실적이 좋다고 하지만 해운업 특성상 세계 경제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중장기적 계획을 잡기가 힘들다.
현대아산은 북핵 문제 등 국제 정세와 남북 관계에 의해 언제라도 불똥이 튈 수 있다.

또한 KCC가 과연 현대그룹 접수 의지를 완전히 접었느냐도 관심거리다.
이러한 점들이 정회장 사망 1주기를 맞은 현대그룹이 극복해야 할 중대 과제들이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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